국회는 25일 오후 4시쯤 전날부터 이어진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종결 동의안 표결에 들어갔다. 필리버스터는 재적 의원 3분의1 이상이 종결 동의서를 제출한 뒤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앞서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개시 직후인 전날 오후 3시57분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 처리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불참한 가운데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은 재석 184표 중 찬성 183표로 가결됐다.
필리버스터 종결이 확정된 직후엔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이 표결에 부쳐져 재석 176명 중 찬성 175명(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법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하면 즉시 시행된다.
법안은 상장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해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날을 기준일로 잡고 그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고,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 기업의 경우 3년 내 처분토록 했다.
종전에는 자사주 매입이 곧바로 소각을 의미하지 않았다. 기업은 상법 제341조에 따라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뒤 장기간 보유할 수 있었고 보유 중에는 의결권이 정지되지만 향후 처분을 통해 자금 조달이나 지분 교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다만 임직원 보상 등 정당한 사유가 있고 이사 전원이 서명·날인한 보유처분계획을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보유·처분을 허용했다. 합병이나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도 차단된다. 위 같은 내용을 위반할 시 이사 개인에게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엄격한 책임 추궁 장치도 마련됐다.
반면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시 증시 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함에 따라 주당순이익(EPS)이 상승,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이루어진다고 보고 법안 통과를 강행했다. 기업의 총이익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분모인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 가치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구조를 활용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자본시장 개혁을 강조해 온 이재명 정부는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에 꾸준히 힘을 실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기업들도 대다수 수용하고 국민도 주주도 환영하는 이런 개혁입법(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을 왜 밤까지 새며 극한 반대하는 지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며 "자사주 소각 입법이 한 시라도 빨리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사법개혁 3법 가운데 하나인 '법왜곡죄'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법 개정안을 수정해 상정했다. 당초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은 판사·검사 등이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서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했으나, 위헌 소지를 줄이기 위해 구성요건의 명확성을 높이고 적용 대상을 형사사건으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국민의힘이 해당 법안에도 필리버스터로 대응한다는 입장인 만큼 24시간이 경과하는 내일 오후 4시쯤 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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