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이 '대산 1호'의 금융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산업은행이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인 '대산 1호'의 금융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열었다. 대산 1호는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통합하는 계획으로, 정부·업계·금융권이 함께 추진하는 첫 구조개편 사례다.
산업은행은 25일 '구조혁신 지원 협약'에 따른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개최했다. 채권금융기관들은 ▲기존 채권 7조9000억원에 대한 상환유예 ▲최대 1조원 신규자금 지원 ▲최대 1조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 등을 적기에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실사를 토대로 지난 23일 사업재편심의위원회에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에 따른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 이어 이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산 1호에 대한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지원 방안은 ▲투자 및 재무 여력 확보를 위한 금융지원 ▲세제 부담 완화 ▲분할·합병 등 사업재편 관련 규제 완화 ▲전기료 등 원가 절감 지원 ▲지역경제 및 고용 안전망 확충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포함한다. 금융지원은 분할·합병 절차, 설비 통합 및 고부가 투자 재원 마련, 사업재편 효과 발생 전 손실 대응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산은은 이날 회의에서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지난해(2025년) 11월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 실사 결과를 토대로 타당성과 금융지원 필요성을 논의했다.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한 뒤, 각 사별 자율협의회에 금융지원 제2차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총 채권액 기준 4분의3 이상 동의를 얻으면 가결·집행된다.

실사에서는 ▲NCC(나프타 분해 시설) 감축 등 설비 합리화와 친환경·고부가 제품 전환 ▲재무건전성 제고 ▲고용 및 지역경제 충격 최소화 등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개편 3대 방향 부합 여부와 함께 대주주의 자구노력 수준이 중점적으로 검토됐다.


실사 결과 양사의 통합 운영 방안은 경제적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개별 가동을 지속하는 것보다 적자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친환경 제품 및 고부가 폴리머 등 스페셜티 제품 역량을 확보하며, 비용 절감과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는 것이 손익 개선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타당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사업재편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상당 기간 손실이 불가피하고, 고부가 전환 투자에 따른 자금 소요가 커 유동성 부족과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과 채권단의 적기 금융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산은은 양사에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요구했고, 이에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통합법인에 대해 당초 계획을 상회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약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외에도 여수·울산 등 국내 사업장 전반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특히 여수산단 사업재편계획을 신속히 수립하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대산 1호는 정부·업계·금융권이 합심해 국내 주력산업을 선제적으로 구조개편하는 첫 사례"라며 "사업재편을 통해 영업이익 개선과 친환경·고부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