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한 이후 7·8·10·11월과 2026년 1월에 이어 이번 2월까지 여섯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발표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번 상향은 사전에 예고된 흐름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양호한 소비심리 등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이 상향 여부를 재차 묻자 "지난해 11월 전망치(1.8%)보다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답했다.
한국은행 역시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개선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고 수출 및 설비투자 증가세도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수출 지표는 강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수출은 658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3.9% 증가하며 역대 1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205억4000만달러로 102.7% 늘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도 43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5% 늘었고 무역수지는 4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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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전망은 올렸지만... '환율·집값·물가' 금리 인하 제약 여전━
성장전망이 상향 조정되면 통상적으로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성장 경로가 개선되면 통화 완화 기조를 서둘러 확대할 유인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배경에는 환율, 수도권 주택시장 등 금융안정 변수에 대한 부담도 있다. 경기 회복 흐름을 확인했지만 통화정책의 폭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우선 환율 부담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환율 변동성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화 약세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환율을 자극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은 통화 완화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역시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변수다.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는 전년 대비 13.49% 상승했다. 올해 들어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기 수요가 남아 있다. 금리를 낮출 경우 자산시장 심리가 다시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소폭에 그치고 있지만 통화 완화가 대출 확대를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물가는 성격이 다르다. 환율과 주택시장이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면 물가는 경우에 따라 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올려야 할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2.1%)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목표 수준 근처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에 따라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 물가 압력이 재차 확대될 경우 통화정책은 완화보다 긴축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여지는 더욱 좁아진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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