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5일 상장해 8330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케이뱅크 사옥. /사진=케이뱅크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시장에 입성했으나 상장 첫날부터 장중 한때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인 8300원으로 낮춰 상장 문턱은 넘었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공모가 대비 30원(0.36%) 오른 8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8120원까지 내려가며 공모가 대비 2.58%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294만9373주, 1770만323주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4017만1555주를 순매수했다.


재무적 투자자도 기대수익률 하회, 3·6개월 후 물량출회 우려도
이번 상장은 케이뱅크와 재무적투자자(FI) 모두에게 사실상 마지노선이었다. 2021년 유상증자 당시 FI들과 맺은 약정에 따라 기한 내 상장을 마치지 못할 경우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 또는 풋옵션이 발동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모 구조 역시 절반 가량이 구주매출(3000만주)로 구성돼 기존 주주들의 엑시트 물량 성격이 짙었다. 공모가 8300원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3조3000억원 수준이다. 2021년 주당 약 6500원에 투자한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 등 주요 FI가 약정한 연 8% 내부수익률(IRR)을 충족하려면 주가가 9500원선을 웃돌아야 한다. 공모가 기준 IRR은 약 5% 수준에 그쳐, 상장은 성사됐지만 기대 수익률을 온전히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부담도 남아 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36%를 웃돌며 3개월과 6개월 후 각각 8.83%, 20.68%의 추가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특히 6개월 시점에는 상당 규모 FI 지분의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주가가 의미 있는 수익 구간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업 측면에서도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발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때 전체 수신의 절반 이상이 업비트 예치금이었고, 현재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예금 비중은 20% 안팎이다. 문제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계약이 올해 10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제휴 연장 여부와 조건에 따라 수신 구조와 수수료 수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밴드하단 공모가도 "상장 은행주 대비 높은 프리미엄 반영", 성장성 증명 필요
케이뱅크는 ▲SME 금융 확대 ▲테크 고도화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디지털자산 사업(스테이블코인 포함) 등을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겠다는 구상이 현실화되더라도, 기존 시중은행과 핀테크 계열 경쟁사들 역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뚜렷한 차별점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비트 제휴가 초기 성장의 기반이었다면, 현재는 '의존 리스크'로 작용하며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 공모가는 상장 은행지주 대비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라며 "비교대상으로 선정한 라쿠텐은행과 같이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고 케이뱅크가 추구하는 서비스형 뱅킹(BaaS) 모델의 성공적 구현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업비트와의 제휴를 이어가되 가도한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축소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커머스를 통한 플랫폼 확장 및 소호대출 확대,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등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