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에너지 숨통을 조여 미중 전략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둘째, 이란 내 중국산 무기의 성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셋째, 이란을 무력화시킬 경우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중동에서 동아시아로 피벗(Pivot·방향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에서 중동·중남미의 뒷배를 자처한 중국에 대한 영향력 저하가 예상된다.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는 최근 '이란 공습, 본질은 중국'(The Iran Strike Is All About China) 제하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허드슨연구소는 "베이징은 수년간 수십억 달러를 들여 이란을 하나의 구조적 자산으로 구축해 왔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했든 아니든 이란을 직접 타격한 결과는 중국이 설계한 한 축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드슨연구소는 중국과 이란의 관계가 '석유'를 매개로 강화했다고 진단했다.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약 80%는 중국으로 간다. 미국 등 서방국가의 강력한 제재로 국제 거래가 막혀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 중국은 이를 활용해 이란과 에너지, 통신, 인프라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했다. 이란에 미사일과 방공망 등도 공급해왔다.
허드슨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감행한 것은 단지 하메네이의 학살을 응징하기 위함만은 아니었다"며 "중동의 질서가 어느 방향으로 재편되느냐에 따라 이번 세기 최대의 승부처가 될 '중국의 대만 침공'이라는 결정적 대결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원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원유 수급의 50% 정도가 차질이 발생한다"고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이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 위협에 대응해 '에너지'로 맞불을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은 중국산 무기체계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미러 등에 따르면 이란은 중국의 4세대 이동형 레이더인 YLC-8B를 도입해 수도 테헤란에 배치했지만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은 그간 YLC-8B를 미군의 F-22나 F-35 같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200㎞ 이상 원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석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은 이란 공습을 통해 중국·러시아산 방공망 수준을 확인해 보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란 내 중국산 방공망이 뚫린 만큼 중국도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자제하고 상황 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이라는 위협을 제거할 경우 그간 중동에 묶여 있던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중국 인근 동아시아 지역으로 옮길 수도 있다. 이 경우 대만해협 등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중국을 최우선순위로 대응해야 할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다. 대만을 둘러싼 갈등 억제도 안보 우선순위로 뒀다.
반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미국의 무기 비축량 고갈 등으로 오히려 중국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소모된 미국의 탄약 및 미사일 비축량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더욱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도 중동과 중남미 국가의 뒷배를 자처한 중국이 이번 사태에서 이렇다할 역할을 못하면서 동맹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전 원장은 "이란 등 중동국가는 여전히 중국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열세에 있다는 걸 봤을 것"이라며 "군사·외교적으로 마땅한 역할을 못하는 중국에 신뢰 하락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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