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 2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란군은 "단 1ℓ의 석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를 파괴할 목적으로 장기적인 소모전을 준비하고 있으니 서방은 유가 200달러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상 최고인 4억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선언했다. 4억배럴은 IEA 역사상 최고 수준의 전략 비축유 반출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 방출한 1억8200만배럴의 2.2배 수준이다.
IEA 결정에도 유가는 치솟았다.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한 여파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한국시각)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은 4.55% 급등한 배럴당 87.25달러(약 12만9000원), 브렌트유 선물은 4.76% 뛴 배럴당 91.98달러(약 13만6000원)로 각각 장을 마쳤다. 두바이유 선물은 이날 오후 기준 113달러(약 16만7000원), 브렌트유도 100달러(약 14만8000원)을 다시 돌파했다.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한국은 급변하는 현지 상황에 관련주도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9일 코스피에서 전 거래일보다 5.36%(종기 기준) 급락했던 SK이노베이션 다음날 1.35% 오른 뒤 11일 0.25% 떨어졌고 12일에는 1.84% 오르며 마감됐다.
같은 기간 GS는 각각 0.61%·1.84% 떨어진 뒤 1.88%·1.69% 올랐고 금호석유화학은 6.86% 떨어 진 뒤 이틀 연속 각각 6.75%·2.87% 상승했지만 이날은 4.23% 하락했다. S-OIL은 이 기간 0.77%→ -8.39%→ -2.80%를 기록한 뒤 2.97% 올랐다.
코스닥에선 흥구석유가 1.27%→ -7.33%→ -1.54%→ 1.96%를 기록했고 중앙에너비스는 11.55%→ -9.41%→ -1.53%→ 8.30%의 흐름을 보였다.
투자 전문가들은 하루가 멀다고 시시각각 급변하는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만큼 원유 나 원자재 등 제품 가격 상승만 바라볼 게 아니라 각 수급 상황과 원가 상승분 전가 가능성 등 폭넓게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만 볼 게 아니라 복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며 "유가 급등 이후 정제마진은 급등했으나 화학제품 스프레드는 급감했다"고 짚었다. 이어 "단순히 유가가 밀어 올리는 제품 가격 상승에만 주목하기보다는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고 결국 수급 밸런스 개선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실제 발생하며 최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며 "봉쇄가 장기간 발생할 경우 이란뿐 아니라 다른 중동 국가들에도 사후 원유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후적 영향도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비롯해 폭격으로 현지 정유시설 등이 파괴돼 원유 생산과 수급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3월 말에서 4월 초가 유가 급등과 안정화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원유 선적 차질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한국 정유사의 하루 원유 수입량이 300만배럴에서 160만배럴로 줄어든다"며 "민간 원유 재고량 3821만배럴(1월 기준)과 호르무즈 이외의 하루 수입량 160만배럴로 하루에 297만배럴 정제설비 가동을 유지하면 1개월 후에 원유 재고가 '0'에 가까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4월부터는 석유화학제품도 감산 고비에 이르게 된다"며 "전략비축유에만 기댈 수도 없는 상황이라 국가 차원의 개입이 불가피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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