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달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소수주주에 대한 보호 관련 정관 명문화의 건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 ▲이사회 내 독립이사 구성요건 명확화 및 독립이사 명칭 변경의 건 등이 다뤄진다.
핵심은 이사회 선임안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직무가 정지된 4명을 제외하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11명, MBK·영풍 측은 4명이며 이 가운데 6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 측은 6명, MBK·영풍 측은 3명이다. 따라서 임기 만료 6석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가 경영권 분쟁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 측은 올해 주총에서 최 회장과 황덕남 이사회 의장 등을 포함해 총 5명을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본인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우호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통해 경영권을 수성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MBK·영풍 측은 6명을 추천했다. 최대한 많은 후보들을 진입시켜 이사회 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새로운 이사회 구성은 표대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 최 회장 측과 영풍 측 지분율은 큰 격차가 없다. 의결권 기준 MBK·영풍 연합의 지분율은 42% 수준이며 최 회장 측은 우호세력을 포함해 40%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민연금의 표심에 따라 주총 승패가 갈릴 것이란 예상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4.91%를 보유한 캐스팅보트로 평가된다.
그동안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대체적으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51기 정기 주총에서도 이사 수 19인 상한 설정, 집중투표제 도입 등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2024년에도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안건에 모두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올해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 기조로 인해 국민연금에 보다 엄격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려아연은 경제안보를 앞세워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국가 전략자원과 공급망 안정성을 고려해 장기 산업 관점에서 현 경영체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MBK·영풍은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의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이사회 영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K가 홈플러스, 롯데카드 등의 사태로 정치권으로 질타를 받고 있고 영풍 역시 석포제련소의 안전·환경문제로 수차례 물의를 빚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내세우는 거버넌스 개선 명분이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세계 최대 자문사인 ISS는 최근 최 회장의 재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또 다른 유력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최 회장 측이 추천한 후보 전원에 '찬성'을 권고했다.
국민연금은 일반 주주 권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기금 수익성 증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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