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금융 규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부동산 투기를 키운 배경으로 금융 시스템을 직접 지목하며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세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우선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가 선명해지면서 금융당국의 관련 검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부동산은 투기, 투자의 대상이 됐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금융"이라고 짚었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공급대책과 재정경제부의 세제 대응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세금은 최대한 마지막 수단"이라며 최후의 상황에 대비한 준비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개혁 의지는 최근 행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31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정상화는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밝히며,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성과를 냈던 계곡 정비 사업에 비견될 만큼 강도 높은 부동산 개혁을 예고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기존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과 대환대출 현황까지 들여다볼 것을 내각과 비서실에 지시했다. 신규 유입 차단을 넘어 이미 형성된 다주택자 대출 흐름까지 보다 촘촘히 점검하겠다는 메시지다.

당국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월20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지시로 '다주택자 대출 대응'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 당국 관계자는 "2주택 이상 개인과 주택매매·임대업 개인사업자 관련 대출 현황을 업권별로 점검하고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이 직접 금융을 부동산 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한 만큼 향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기존 규제 강화는 물론 다주택자를 겨냥한 핀셋형 금융 규제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 대출규제가 포함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쯤에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시기가 앞당겨 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금융당국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대출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매물 출회를 유도해 시장 안정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비거주 1주택자가 일반 다주택자와 달리 전세대출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관련 공적보증 체계를 중심으로 전세대출 취급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1주택자는 보증을 통해 수도권에서 최대 2억원까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다주택자 대출 제한이 세입자 주거에 미칠 파장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기존 대출을 일괄적으로 중단할 경우 세입자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상환 일정에 유예를 두는 '만기 차등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