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MBK와 영풍을 '약탈적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적대적 M&A 시도를 강하게 반대했다. 노조는 "고려아연은 홈플러스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지난 11년 동안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폐점과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의 목숨을 건 단식 농성과 삭발 투쟁을 이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료들이 굶어가며 일터를 지키려 할 때 MBK는 자산을 팔아치우고 알짜 매장을 폐점시키며 오로지 '자산 환수'에만 혈안이 되어 노동자의 삶을 짓밟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견은 홈플러스에서도 지속해서 나온 바 있다. 현재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 체제 하에서 진행된 구조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설명을 보면 회생 이후 1년 동안 약 3500명의 인력 감축과 19개 점포 폐점이 이뤄졌다. 노조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방식에 대해 '홈플러스를 파멸로 이끄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직접 참석해 MBK의 경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모펀드식 경영에 대한 노동자들의 우려가 투자 기업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는 거다.
반면 고려아연은 경영진은 노조와 보조를 맞추며 회사의 지속 성장과 경쟁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38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을 달성한 게 대표적이다. 최윤범 회장은 이를 두고 "102분기 연속 흑자보다 더 큰 성취"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조직 안정성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여기는 분위기다.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의안분석보고서를 통해 제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산업 전문성과 지속가능 경영 역량, 중장기 전략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경영 역량이 기업가치에 중요하다고 짚었다.
고려아연이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과 해외 프로젝트 등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경영권 변화가 발생할 경우 의사결정 지연과 조직 안정성 저하, 전략 방향 변경 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MBK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 산업 운영보다는 상대적으로 단기적 재무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 경계가 존재한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해당 평가가 주주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사 간 신뢰가 구축된 기업은 전략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이 높게 평가되지만, 노조와의 갈등이 큰 경우 구조조정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홈플러스 사례에서 드러난 MBK에 대한 불신과 고려아연의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누가 기업가치를 더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 표심을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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