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신용자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카드론과 대부업 등 고금리 대출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대출 규제로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수요가 대부업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업계에서는 경기 악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증가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며 '풍선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이 곳곳에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해 저신용자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카드론과 대부업 등 고금리 대출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대출 규제로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수요가 대부업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업계에서는 경기 악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증가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며 '풍선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23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저신용자(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신용대출 공급액은 30조원으로 전년(33조7000억원)보다 1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대출 공급액이 141조1000억원에서 128조2000억원으로 9.1%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율이 더 크다.

금융사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연체 위험이 높은 저신용자 대출을 우선적으로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5000억원, 저축은행과 카드론이 각각 1조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대부업권에서는 대출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저신용자 대상 대부업 대출 공급액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저신용자 신용대출 가운데 카드론과 대부업 비중은 58.3%로 전년(56%)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시장에서는 '풍선효과' 가능성을 제기한다. 1·2금융권에서 대출이 막히자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상위 30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4분기 신규대출 금액은 7955억원으로 3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출 공급액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대부업계는 만기 연장도 신규 대출로 집계되는 만큼 숫자만으로 판단하긴 어렵다"며 "잔액 기준으로 보면 큰 폭 증가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업권 신용대출은 대부분 소액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증가 폭 자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흐름은 대출이 막혀 이동했다기보다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만으로 '풍선효과'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담보대출 등 고액 대출이 함께 급증한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저신용자 대출 구조가 고금리 업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신용대출이 고신용자 중심으로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저신용자의 필수 자금이 고금리로 이동하면 부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저축은행 CEO 간담회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확대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면서도 중·저신용자 공급을 줄이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여러 업권과 함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