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토스뱅크
'반값 엔화'로 논란을 빚었던 토스뱅크의 엔화 환율 고시 오류가 276억6129만5000원 규모의 금융사고로 확인됐다. 엔화 환율을 실제보다 낮게 고시하면서 환전 거래가 잘못 체결됐고 이 과정에서 토스뱅크에 12억5086만6000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전날(24일) 공시를 통해 '엔화 환율 고시 오류'로 인한 금융사고 규모를 공개했다. 금융사고 금액은 276억6129만5000원이며, 손실 예상 금액은 공시일 기준 12억5086만6000원이다.

금융사고 금액은 사고 발생 시점 기준 은행이 입은 전체 피해 규모로, 향후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차감하지 않은 수치다. 반면 손실 예상 금액은 금융사고 금액에서 회수 예상 금액을 제외한 실제 손실 규모를 뜻한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1019억원) 대비 손실 비중은 약 1.2%로 실적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스템 오류로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 신뢰 훼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사고는 내부 모니터링 과정에서 뒤늦게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29분부터 7시36분까지 약 7분 동안 토스뱅크 외화통장 엔화 환전 과정에서 환율이 실제의 절반 수준으로 적용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100엔당 약 932원 수준이던 환율이 472원대로 고시되면서 일부 이용자들이 낮은 환율로 엔화를 매수한 뒤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토스뱅크는 사고 인지 이후 거래 정정과 환수 조치를 진행하는 한편, 해당 시간 동안 엔화 환전 거래가 체결된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에 나섰다. 회사 측은 공지를 통해 "오류 발생 시간 중 환전 거래가 체결된 모든 고객에게 토스뱅크 통장을 통해 현금 1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즉각 점검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부터 토스뱅크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해 17일 마무리했으며, 환율 고시 오류의 발생 원인과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가 단순 시스템 오류를 넘어 환율 산출 및 고시 프로세스 전반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제재 수위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사전 예방과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감독 기조를 전환하고 내부통제 책임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핀테크·인터넷은행에 대한 감독은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기본 미흡'에서 비롯된 사고에 대해서는 강력한 금전적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전산 사고들의 원인을 진단해 보면 기본적인 관리 소홀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IT투자나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어서 기본이 안 돼서 발생하는 사고에는 금전적 측면에서 확실한 페널티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