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영위기 소상공인·서민취약계층 선제적·복합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동전쟁 장기화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정부가 금융권과 함께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민생·실물경제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유가급등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및 주유특화카드 추가 할인 등 지원을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과 정책금융기관,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권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중동 전쟁이 4주 이상 지속되면서 금융시장과 민생·실물경제 전반에 복합적 충격이 확대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빈틈없는 대응 태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정부는 금융위, 금감원을 중심으로 '금융부문 비상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실물지원반, 금융시장반, 금융산업반 등 3개 실무 작업반을 가동한다.

여기에 민생·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기존보다 4조원 늘린 총 24조3000억원으로 확대한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국내외 시장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100조원+α 시장안정 프로그램'도 적극 집행한다.

금융권 유동성 및 자금조달 여건을 점검하고 산업별 영향 분석과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잠재 리스크를 사전 식별한다. 자본시장 내 불공정 거래나 허위정보 유포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다.


민간 금융권도 위기대응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을 약속했다. 우선 5대 금융지주와 은행권은 신규 자금 '53조원+α' 공급과 함께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상환 유예, 금리 및 외환수수료 인하 등을 추진한다.

보험업권은 보험료 3개월 납입 유예, 보험금 신속 지급, 보험계약대출 이자 상환 유예 등을 추진한다. 특히 손보업권의 경우 유가급등, 에너지 절약 기조 등을 감안한 자동차 보험료 할인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차량 5부제 참여시 운행감소에 따른 사고율 하락 등을 감안해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유가급등 영향이 큰 영업용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우대하는 방식이다.

카드·여전업권은 주유 특화 신용카드로 주유시 추가 할인 또는 캐시백을 지원하고 유가급등에 따른 화물운송업계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화물차 할부금융상품 원금상환 유예를 추진한다. 신청일로부터 지원방안 시행 종료일까지 원금상환을 최대 3개월 유예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서민 교통비 지원을 위해 대중교통 특화카드 이용시엔 교통요금을 추가 지원한다. 현재 대중교통 월 일정횟수 이용시 지출금액의 일정비율을 환급하는 방식에서 카드사 재원으로 환급비율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금투업권의 경우 유가, 환율 및 시장상황 등 관련 투자자 대상 정보제공 확대를 통해 투자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투자자 스스로 위험을 관리해 나가도록 지원한다. 정책금융기관도 원유 수급 안정 지원에 나선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억원 위원장은 "금융은 '실물경제의 방파제'라는 생각으로 전 금융권이 '하나의 팀'이 돼 대응해야 한다"며 "최근 금융권의 차량 5부제 등 에너지 절약 운동 동참에 감사하며, 에너지 절약 과제들을 적극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