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섰다./사진=웅진그룹
한때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며 재계 30위권 그룹을 일군 웅진그룹 창업주 윤석금 회장이 다시 경영 전면에 섰다.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 웅진씽크빅(교육업)에서 지난해 인수한 상조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지분은 없지만 여전히 그룹을 움직이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시선이 쏠린다.
업무보고 그룹 전반으로… '캐시카우' 상조 미래사업으로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윤석금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에 대해서만 월 1회 이상 진행하던 수시 업무보고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인수한 웅진프리드라이프(상조)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로부터 직접 경영 현안을 점검하며 실질적인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교육·상조·헬스케어를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사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단기적인 구조 개편보다는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지주사 체제 아래 사업 중심 성장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웅진프리드라이프를 그룹의 미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는 형국이다. 윤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웅진프리드라이프 장례 설계사 연도대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데 이어 이달 1일 창립기념식에도 참석해 웅진프리드라이프를 축으로 교육, 렌털, 레저를 아우르는 '통합 라이프케어 멤버십' 구축을 강조했다.

이러한 행보는 "'고객에게 전 생애주기에 걸쳐 그룹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겠다'는 윤 회장의 평소 철학에 따라 고객으로 묶어두는 락인(Lock-in) 강화 전략을 공식화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규모 선수금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상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약 3조원이 넘는 선수금을 보유한 업계 1위 기업으로 선불식 할부 계약을 통해 막대한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그룹 전반의 유동성 확보와 새로운 투자 재원 마련에 유리한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석금 회장은 상조사업을 캐시카우로 낙점했다./사진=웅진그룹
상조, 교육·렌털·레저 등 통합…포트폴리오 재편 지휘
웅진은 향후 상조를 단순한 장례 서비스를 넘어 교육·렌털·레저를 아우르는 그룹만의 독특한 통합 멤버십 모델로 구축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내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한 고객 구독형 플랫폼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고객이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웅진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통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조업은 선수금을 기반으로 꾸준한 현금 유입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그룹 차원의 유동성 관리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선수금 운용의 투명성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신뢰가 사업 지속성의 핵심인 만큼 앞으로 내부 통제와 브랜드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윤석금 회장은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자수성가로 그룹을 일군 인물이다. 1980년대 말 출판·교육 사업으로 기반을 다진 뒤 1990년대 들어 정수기 사업에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생활가전 기업 코웨이를 설립해 렌털 모델을 국내 시장에 안착시키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1990년대 말에는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웅진을 재계 30위권까지 끌어올렸으며, 이 과정에서 '세일즈 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2000년대 중반 웅진그룹은 외형 확장 과정에서 유동성 부담이 커지며 구조조정을 겪었다. 핵심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고 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

현재 윤 회장은 지주사인 (주)웅진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지분은 이미 장남 윤형덕 부회장과 차남 윤새봄 부회장 등 2세들에게 승계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향후 웅진그룹이 다시 한번 '공격 경영'의 닻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직접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두지휘하면서 그룹 내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세일즈 왕에서 시작해 그룹을 일군 창업주의 경험이 웅진의 새로운 성장 궤도 진입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