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의 본입찰에 한국금융지주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사진은 경기 지역 한 예별손보. /사진=뉴스1
한국금융지주가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향후 5개 대형 손해보험사로의 계약이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이번 한국금융지주의 결정은 향후 불붙을 보험사 M&A(인수·합병) 시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된 예별손보 본입찰에 한국금융지주만 참여했다. 예금보험공사는 한국금융지주를 포함한 잠재매수자의 인수 의사를 타진해 매각 가능성을 확인할 경우 재공고 입찰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매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공개매각을 중단하고 5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로의 계약이전 절차에 착수한다.


예별손보는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자산·부채를 이전받아 보험 계약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보 측은 "공개매각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예별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은 조건 변경 없이 보호된다"며 "계약자에겐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금융지주는 예별손보를 비롯해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매물로 올라온 보험사 3곳에 대한 유력안 인수 후보자로 꼽혀 왔다. 한국금융지주는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저축은행·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보험 계열사가 아직 없어 과거부터 인수 의지를 보여 왔다.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올해 안으로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 짓겠단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생명·손해보험 등 여러 매물을 검토하는 가운데 가급적 연내에 인수할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국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한국금융지주
하지만 이번 본입찰 참여가 한국금융지주의 인수로 그대로 이어질진 아직 미지수다. 예별손보 외에도 아직 보험사 M&A 시장엔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생명은 최근 7번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위원회가 매각심의위원회를 열고 KDB생명의 매각을 승인한 것이다. 앞서 국무총리실의 재가도 받았다.

인수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건 건전성이다. 산은은 지난해 말 KDB생명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4000억원을 넘으며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올해에도 산은은 수천 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중 산은은 KDB생명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낼 전망이다.

롯데손보는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며 매각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은호 대표를 재선임하고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강민균 대표를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최대주주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며 매각 관련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시장에선 현재 롯데손보 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1조원 안팎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22년 3조원 규모에서 시작해 점차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큰 손' 한국금융지주, 보험사 M&A 시장 판도 흔든다
예별손보와 달리 KDB생명과 롯데손보는 자본건전성 등을 지속 개선한 덕에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다. 한국금융지주 입장에선 아직 예별손보 인수라는 패를 포기하고 추가적인 인수 추진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M&A 시장의 '꽃놀이패'는 한국금융지주가 다시 쥐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 라이센스를 구매하는 것보다 매물로 올라온 곳을 사는 것이 인수자 입장에선 훨씬 저렴하다"며 "다른 매물 역시 잠재 인수자의 인수 리스트에 계속 오르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예보 측에서 한국금융지주의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121만여건의 예별손보 계약은 5개 손보사로 이전된다. 이전 방안으로는 5개사의 시장점유율에 따른 차등분배와 각 사 20%씩 나누는 균등분배가 거론된다.

지난해 예보가 5개사와 첫 계약이전을 논의하던 당시 여러 차례 공동경영 협의회를 열고 예별손보 계약의 차등분배 기준 마련 작업에 나섰다.

만약 이번에도 계약이전 논의에서 시장점유율에 따른 차등분배를 결정한다면 삼성화재가 가장 많은 계약을 가져갈 수도 있다. 예별손보의 경우 장기보장성보험이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예별손보의 전체 원수보험료 1조1124억원 가운데 94%(1조500억원) 수준이 장기보장성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21조4976억원으로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DB손보 17조7378억원, KB손보 15조9473억원, 메리츠 14조8632억원, 현대 13조8071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차등분배가 아니라면 5개사가 20%씩 예별손보의 계약을 나눠 갖는 균등분배로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