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허리를 펴고 땀을 닦던 경작인 정모씨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난 15일 오 7시, 충북 진천군 진천읍 상산리의 1만2900㎡(약 3900평) 대지는 평소보다 이른 활기로 깨어났다. 안개가 낮게 깔린 밭고랑 사이로 푸른색 작업복 차림의 행렬이 이어졌다. 한 손에는 이식기를, 다른 한 손에는 연약하지만 푸른 생명력을 머금은 잎담배 모종을 든 이들은 KT&G 임직원 봉사단이다.
잎담배 농사는 육묘 시설에서 기른 모종을 일일이 밭으로 옮겨 심는 이식 과정이 핵심이다. 기계화가 어려워 대부분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고령화된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날 봉사가 진행된 농가 역시 2만4000주의 모종을 심어야 하는 대공정을 앞두고 있었다. 일손 부족으로 고심하는 농가를 위해 KT&G 임직원들이 현장을 찾기 시작한 지도 올해로 20년째다.
현장에서 일손을 보태던 정해풍 KT&G 김천공장 원료생산실 프로는 "농민들과 함께 땀 흘리다 보면 이 과정이 결국 제품 품질을 결정짓는 뿌리가 된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바쁜 농경철에 일손을 보태는 노력이 농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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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후에도 지킨 '전량 구매' 약속━
자금 지원책도 운용 중이다. 영농기 자금난을 겪는 농가를 위해 구매 예정 대금의 30%를 4~5월경 무이자로 선지급한다. 수확 후 구매 시점인 7~11월에 잔금을 지급해 농가의 자금 운용을 돕는 방식이다.
지원은 농가 복지로도 이어진다. 2013년부터 이어온 잎담배 농가 복지증진 지원사업을 통해 건강검진 비용과 농가 자녀 학업 장학금을 지원한다. 누적 지원액은 50억원으로 수혜 인원은 1만5000명을 넘어섰다.
농가 소득 다변화도 추진한다. 농가가 보유한 농지와 기술력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헤아린 사업'을 통해 고추 재배와 판매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25년 15개 농가로부터 1억4700만원 상당의 건고추를 매입했다. 산불 등 자연재해 발생 시에는 성금 전달과 복구 봉사를 진행한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KT&G는 2030년까지 모든 잎담배 농가가 지속가능한 농업 프로그램(STP)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잎담배 건조 과정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보급한 고효율 연료저감장치 역시 ESG 경영의 일환이다. KT&G는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MSCI로부터 담배업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AAA 등급을 획득했다.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넓은 들판은 푸른 모종으로 가득 찼다. 전량 구매 약속과 20년을 이어온 봉사가 진천 상산리의 흙내음 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제품 원료를 심는 단계를 넘어 우리 농촌의 내일을 함께 심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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