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재명(대통령)이 하는 거 보고 내가 사실 민주당으로 옮깄다. 맘에 쏙 들게 하더라꼬. 외교면 외교, 정치면 정치 다 잘하드라." (울산 북구 호계시장 인근 편의점 직원 40대 김모씨)
전국에 '푸른 바람'이 불고 있다지만, 지난 15일 찾아간 '산업도시' 울산의 바닥 민심은 여전히 국민의힘 쪽에 조금 더 기운 모습이었다. 다만 보수세가 강한 남구·중구와 노동자가 많은 동구·북구의 표심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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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아성' 남구 "무조건 김두겸" vs "김상욱이 덜 답답해"━
당적을 옮긴 김상욱 후보에 대한 실망감도 적지 않았다. 김 후보는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울산 남구갑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탈당해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됐다.
소쿠리에 담긴 땅두릅과 꽈리고추를 다듬던 60대 상인은 "이채익(전 울산 국회의원)이 여서 초선할 때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악수하고,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공책에 하나하나 적어갔다"며 "그렇게 신경을 쓰니까 3선까지 한 거라예"라고 말했다. 이어 "김상욱이는 처음엔 손 잡고 인사 잘하다가도 자리 잡으니 오지도 않더라"며 "그러다가 민주당 가삤는데 그런 사람이 울산시장을 하겠다고 하면 시민들이 좋게 보겠나. 나는 무조건 김두겸"이라고 했다.
반면 남구에 거주한다는 30대 직장인 여성은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으로) 갈아탄 건 분명 부담스럽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는 그래도 김상욱이 제일 덜 낡아 보인다는 말이 있다"며 "기존 정치인들보다 말을 좀 알아듣게 하고 합리적인 것 같아서 이미지도 덜 답답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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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중심 동구 "당 간판보다 일머리" 진보당 바람━
동구의 바닥 민심에서는 진보당에 대한 지지세도 감지됐다.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소가 밀집해 노동조합의 결속력이 강하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울산 동구청장을 지낸 김종훈 진보당 울산시장 후보의 '개인기'와 '지역 장악력'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울산에서 유세 중이던 진보당 관계자는 "정당과 무관하게 '김종훈이 일은 잘하지 않느냐', '지금 울산이 위기인 만큼 한 번 밀어줄 만하다'는 반응이 현장에서 계속 확인된다"고 전했다.
심미연 진보당 대변인은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울산이 지금 산업 대전환의 위기 국면에 놓여 있는 만큼 바닥 민심에서는 결국 일 잘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하다"며 "이런 기반 위에서 지지율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보다 후보의 일 처리 능력, 지역 현안 이해도, 실제 성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민심이 동구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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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 말고 지역 살릴 정책 짜야"━
지난 20대 대선 때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곳이 울산 북구였다. 당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불과 95표 차로 앞섰다. 직전 대선에서도 북구는 울산 5개 구·군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높았다. 이재명 후보가 6만9055표(48.63%)를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5만7703표·40.63%)를 앞섰다.
국숫집에 가고 있다던 40대 직장인 안씨는 자신을 "김상욱은 썩 좋아하지 않지만, 원래부터 민주당 지지자"라고 소개한 뒤 "보수라고 하면 사회의 기본이 되는 원칙이라든지, 사회적 가치라든지, 법치라든지 사회를 유지·존속하는 데 필요한 가치들을 존중해야 되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그런 걸 전혀 안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울산 곳곳에선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호계시장에서 손님 하나 없는 가게 앞을 쓸던 점주는 "울산에 자리 차고 오겠다는 놈들조차도 울산 발전이나 울산에서 생성되는 부가가치를 만드는 데 관심이 없어예"라며 "그냥 인허가권 가지고 지 주변 사람들 챙기고 돈 받으면 그만이라 카는 기지"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역 안에서 최소한 행복지수라도 조금은 나아질 수 있도록 정책을 짜줬으면 좋겠심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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