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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성장의 축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대출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주요 은행들은 기업금융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은행들은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현장 밀착형 컨설팅과 전략 산업 지원을 강화하며 정책 기조에 맞춘 '생산적 금융'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5조32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지주가 전년대비 11.5% 증가한 1조89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는 1조6226억원으로 9.0% 증가했고, 하나금융지주는 1조2100억원으로 7.3%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6038억원으로 2.1%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이자이익이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KB금융은 3조3348억원, 신한금융은 3조24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2.2%, 5.9% 늘었고, 하나금융 3조1731억원, 우리금융 2조3032억원으로 13.6%, 2.3% 각각 증가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권의 대출 구조 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일제히 가계대출을 줄이거나 증가세를 억제하는 대신 기업대출을 확대하며 원화대출 성장의 축을 기업금융으로 옮겼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전년말대비 1.4% 증가했는데, 이는 기업금융 확대 영향이 컸다. 중소기업 대출은 2.0%, 대기업 대출은 6.1% 늘어난 반면 가계대출은 0.6% 감소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기조에 적극 호응하며 기업 중심 자산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원화대출금은 전년말대비 0.4% 증가에 그쳤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구조 변화가 뚜렷하다. 가계대출은 0.4%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1.2%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 확대와 함께 생산적 금융을 기반으로 한 우량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며 자산 성장의 중심축이 기업으로 이동했다.

우리은행도 기업금융 중심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우리은행의 3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전년말대비 0.7% 증가했으며, 기업대출은 2.0% 늘었다. 반면 가계대출 증가율은 0.1%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 수준을 보였다. 첨단 전략산업 중심의 여신 확대와 우량자산 위주의 리밸런싱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하나은행의 원화대출금은 같은 기간 0.9% 증가했으며, 기업대출은 1.8% 늘어난 반면 가계대출은 0.3% 감소했다. 기업금융 확대를 통한 자산 성장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이 동시에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맞물린 결과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혁신기업, 첨단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를 유도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 역시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현장 밀착형 지원과 미래 산업 투자를 통해 생산적 금융의 실천 강도를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SME 현장지원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이달에만 SK온, 산업연구원(KIET), OCI홀딩스 등과 잇따라 손을 잡으며 생산적 금융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의 규제로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반면 기업대출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물려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결국 향후 은행들의 자산 성장 전략은 기업금융 중심으로 더욱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