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최근 신반포19·25차 조합에 'CD-1% 금리' 제안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회신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조합사업비 전액을 'CD(양도성예금증서)-1%' 금리 조건으로 조달한다고 제안했는데 현행 규정과 상충한다는 판단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재건축 공사 사업비를 외부에서 조달할 때 현재 2.8% 수준인 CD 금리에서 1%포인트를 뺀 1.8%의 초저금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공사비 약 4434억원의 재건축에 사업 촉진비, 용역비, 이주비 등이 늘어나는데 포스코이앤씨가 조달 비용을 낮추면 조합원이 입주 시 내야 할 '추가 분담금'이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 서초구 신반포 19·25차 통합 재건축 수주전에 '담보인정비율(LTV) 100% 이주비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합원이 집단 대출로 기본 이주비(최대 6억원)를 받은 후 필요한 금액을 시공사가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금리는 'CD+0%'를 제시했다.
가령 신반포 25차 전용 84㎡를 소유한 조합원이 자산 평가액(약 35억원) 한도 내에서 이주비가 필요할 경우 삼성물산이 모두 대출해준다. 인근 대단지 신축 전셋값이 약 1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조합원이 재건축 공사기간 거주할 집을 구할 때 걱정을 더는 셈이다.
압구정 5구역에서도 건설사의 금리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조합이 제시한 예정가보다 3.3㎡당 약 100만원 낮은 1139만원의 공사비를 확정 제안했다. 공사비가 급등하는 추세에서 나온 이례적인 조건으로 조합원의 금융 부담을 낮춘다는 의지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및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 기준에 따르면 시공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금융기관 대출금리보다 낮은 조건으로 자금을 대여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서초구청은 신반포 19·25차의 마이너스 금리 제안에 대해 '조합 판단에 맡기되 검토가 필요하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회신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건설사가 제시한 금리가 통상 정비사업 대출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재산상 이익제공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합은 관계 법령에 부합하지 않는 제안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중하게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재정비 사업 수주에 건설사들이 꺼낸 파격적인 금융조건이 법적 리스크로 번질 우려를 제기한다. 구청은 건설사의 마이너스 금리 제안이 법령에 위반된다는 판단이지만 관련 대법원 판례가 없어 해석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부터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에 6억원 한도 규제가 적용되면서 시공사들이 자체 신용공여로 부족분을 메워주는 방식이 확산됐다"면서도 "파격 조건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단기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조건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조합 내부 갈등과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