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 /사진=뉴시스
올해 3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월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한 데다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도 함께 개선되면서 전체 경상수지 흑자 폭을 키웠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는 373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5월 이후 35개월 연속 흑자다. 1분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73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확대되며 3개 분기 연속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350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수출은 94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9% 증가했고 수입은 592억4000만달러로 17.4% 늘었다.


통관 기준 수출은 866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9.2% 증가했다. 반도체(149.8%)와 정보통신기기(78.1%)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석유제품(69.2%), 화공품(9.1%), 승용차(1.1%) 등도 증가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미국(47.3%), 동남아(68.0%), 중국(64.9%) 수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상품수지는 상품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힘입어 2개월 연속 최대 흑자를 경신했다"며 "IT 품목은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갔고, 비IT 품목도 조업일수 확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수입 역시 반도체 중심 자본재 수입 확대 영향으로 증가세가 커졌다. 통관 기준 수입은 603억9000만달러로 13.2% 증가했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 제조장비와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23.6% 늘었고, 원자재 수입도 화공품과 비철금속 등을 중심으로 8.5% 증가하며 6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김 국장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고, 화공품 수입도 의약품과 반도체·2차전지용 원재료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전월보다 축소됐다. 여행수지가 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 2014년 11월 이후 13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김 국장은 "봄철 국내 여행 성수기에 더해 대형 K팝 공연 등의 영향으로 입국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3월 입국자 수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단발적 현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투자소득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주식 배당금 유입 증가 영향으로 배당소득 흑자 폭이 확대된 결과다.

금융계정은 369억9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나타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88억9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도 37억7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 주식투자가 40억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40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향후 변수로 지목됐다. 김 국장은 "3월에는 미국·이란 충돌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4월부터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 영향이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연간 경상수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반도체 수출 호조 흐름이 워낙 강해 전체 경상수지 흐름을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중동 상황과 반도체 수출 지속 여부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