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6일 KAI 주식 104만7635주를 추가 취득해 한화 측의 보유 지분율이 기존 5.09%에서 6.17%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보유 주식 수는 496만4000주에서 601만1635주로 증가했다. 한화 계열사별 보유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58%, 한화시스템 0.58%, 한화에어로스페이스 USA 1.01% 등이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한화그룹의 KAI 경영 참여가 본격화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화그룹은 지난 4일 KAI 지분 5.09%를 확보했다고 공시하며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표면적으로는 항공우주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투자지만 사실상 KAI 민영화를 염두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KAI 민영화를 위해선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과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한화는 KAI를 인수할 경우 육·해·공에 우주 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 방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정부가 '방산 4대 강국'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수출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선 인수 명분은 충분하다.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반발과 독과점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은 있다. 항공기 플랫폼부터 엔진·부품까지 한화의 방산 수직계열화가 강화되면서 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방위산업 특성상 특정 기업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해 ADEX 2025 개막식에서 "방위산업이 일부 기업에 독점화되면 곤란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 11일 수출입은행에 한화의 KAI 지분 확대 및 경영 참여에 대한 질의서를 제출했다.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할 경우 조합원 100여명 규모의 서울 상경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KAI 내부에서도 민영화보다 경영 안정화가 우선이라고 본다.
KAI 노조 관계자는 "김종출 사장이 최근 간담회에서 민영화보다는 경영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임직원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고 노조 역시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민영화 자체에도 반대하지만 인수 주체가 한화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점진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리하게 인수 속도를 높여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지분 확대와 사업 협력을 우선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당장 KAI 인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향후 민영화 논의에 대비해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항공·우주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은 협력 확대와 경영 참여 수준에서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