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노동위원회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를 두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정연 기자
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가 체결한 임금 협약과 관련해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할당한다는 점에서 위법성을 갖는다"며 "노동 조합원의 의사 합치만으로 효력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27일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12% 수준에 해당하는 잠정 합의안은 회사 자금 유출"이라며 "상법상 배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만큼 위법 배당의 본질을 벗어날 수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각종 조세를 공제한 후 비로소 분배 대상이 되고,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이 규정한 배당 가능 이익 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회사 외부로 자금을 유출할 수 없다"며 "회사 자금 외부 유출은 주총 결의 사항으로 이사회나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나눠 갖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며 노사 합의안의 위법성을 재차 강조했다.

법률에 의한 주주권 행사 계획도 발표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신청해 회사로부터 27일 실행을 통보받았다"며 "다만 본 본부가 주주 전자메일 정보 포함을 추가 요청한 상황이어서 약간의 일정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단체협약 중 성과급 부분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 일정은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 신청한 찬반투표 중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 이후 조정할 계획이다.

주주운동본부는 "무효확인 소송은 단순한 노사 합의 무력화가 아닌 상법에 따라 이사회가 적법한 주총 안건을 작성하고 주총 소집을 예고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며 "주총 안건은 반도체(DS), 완제품(DX) 노조, 비노조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고 회사 경영 전략과 주주 배당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상법상의 제출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카카오 노사의 제2차 조정에 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카카오에서도 삼성전자와 동일한 위법성이 그대로 성립하는 만큼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재원 구조 자체에서 즉시 후퇴하라"며 "만약 카카오 이사회가 동일한 위법적 합의를 비준하면 카카오 주주들과 연대해 삼성전자에 대한 4대 사법 절차를 동일하게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이 밝힌 4대 사법 절차는 ▲무효확인의 소 ▲위법행위 유지청구 및 가처분 ▲이사 충실의무 위반 손해배상 청구 대표소송 ▲위법 파업 참가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골자로 한다.

재계 전반에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안이 확산하는 점도 우려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조세를 공제 또는 계상하고, 상법 제462조 제1항이 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서만 비로소 분배될 수 있다"며 "정부 및 노동당국은 더 이상의 국민 혼란이 없도록 명확한 메시지를 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해당 사안이 상법 사안인지, 노조법 사안인지도 규정을 해야 한다"며 "만약 노조법 사안이라면 주주운동본부는 정부에 대한 투쟁으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도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이날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됐다. 잠정합의안은 평균 임금 6.2% 인상과 사업성과 기반 10.5%의 DS 부문 대상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주택자금 대출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