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총재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반면 성장세는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예상보다 강한 회복 흐름을 진단했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됐다"며 "1분기 성장률이 1.7%를 기록하며 큰 폭 반등했고, 4월 이후에도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와 환율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그는 "석유류 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높아졌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대 후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고채 금리는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와 통화정책 기대 변화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도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1500원 내외 수준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전반적으로 제한적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수도권 중저가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 관련 대출 증가 규모는 다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기존 2.2%에서 2.7%로, 근원물가 상승률은 2.1%에서 2.4%로 각각 높였다.
신 총재는 성장률 상향 배경에 대해 "중동 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와 이에 따른 IT 수출 확대가 성장률을 0.7%포인트 끌어올렸고, 정부 추가경정예산과 증시 호황도 소비와 투자 증가를 통해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 상향과 관련해선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상방 압력을 일부 완화하겠지만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석유류 외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점차 확산되고 경기 개선세에 따른 수요 압력도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전쟁 전개 상황과 글로벌 반도체 경기 흐름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선 "중동 전쟁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확대된 반면 성장세는 예상보다 강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동 사태의 전개와 파급 영향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사실상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성장도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장용석·유상대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연 2.50%로 유지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8회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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