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27일 부산 남항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전투표가 29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등 6·3 지방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이 잇달아 격전지를 찾아 선거 지원 행보를 보이며 논란을 빚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27일 부산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부산에서 열린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부산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양 수도로, 동남권을 남부 해양 수도권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해양수산부와 해운선사 HMM의 부산 이전에 더해 다른 공공기관과 기업의 추가 이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들어 부산·경남 지역을 네 차례 방문했다. 지난 13일 울산, 24일 김해, 26일 창원에서 각각 행사를 가진 뒤 전통시장을 찾아 주민들과 만났다. 부산·울산·경남은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과거에도 현직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각종 지방 행사를 통해 정치적 시비를 부른 적이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찾아 "가덕도를 보니 가슴이 뛴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민생토론회를 열어 야당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훨씬 노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7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찾아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후보 등과 동행했다. 지난 23일 대구 방문을 시작으로 25일에는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았고, 이어 대전·충남 지역 유세 지원에도 나섰다.

국정농단 사태로 헌정 사상 처음 파면되고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던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뒤 다시 특정 정당 지원 유세에 나선 모습 역시 정치적 도의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전·현직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은 우리 정치가 여전히 진영 대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통령은 선거의 공정한 관리자이자 국민 통합의 상징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이라도 이 대통령은 논란을 자초하는 지방 행보를 자제해야 하며, 박 전 대통령 역시 자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