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방산의 핵심 기업 가운데 하나이자 국가보안시설이다. 시험·생산 과정에서 폭발성이 높은 로켓 추진체와 촉매제, 연료 등 위험물질을 다루는 만큼 무엇보다 엄격한 안전관리가 요구되지만 반복되는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이번 사고는 로켓용 고체 추진제 주입에 사용한 밸브와 공구 등을 세척공실에서 물로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는 K방산은 물론 한국 제조업 전반의 대외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업이 안전대책에 과감하게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보다 철저한 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안전관리 실태가 과도하게 가려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도 있다.
이전 인명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음에도 처벌이 벌금형과 집행유예에 그쳤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현행 제도가 기업에 충분한 경각심을 주고 안전투자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산재 관련 법과 행정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같은 날 충북 청주의 국가기간산업체인 SK하이닉스 4캠퍼스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불소 약 5.3ppm이 누출되면서 11명이 부상했다. 다행히 누출 규모가 크지 않았고 직원 3600여 명이 신속히 대피해 피해가 확대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초고농도 불소는 경련·심부전·심장마비·호흡부전 등 급성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갖고 더욱 철저한 공정관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안전이나 근로자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새로운 위험 물질과 공정을 산업안전·산업 의학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맞는 산재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재 방지 교육과 안전 매뉴얼, 안전 장비 기준 역시 기술변화에 맞춰 새롭게 체계화할 때다. K방산과 K반도체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국가 전략산업이다. 기술 뿐 아니라 안전 수준에서도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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