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교보생명이 최근 저축은행에 이어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인수까지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전경.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이 적극적인 M&A(인수·합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SBI저축은행에 이어 최근 KDB생명과 예별손해보험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둔 교보생명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삼정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해 예별손보 인수를 위한 회계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별손보는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자산·부채를 이전받아 보험 계약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교보생명의 인수전 참여 배경으로는 먼저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 규모 확대가 꼽힌다. 앞서 지난 4월 진행된 예별손보 공개매각은 한국금융지주의 단독응찰로 유찰됐다. 당시 실사에 참여한 한국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JC플라워 등 3곳 중 한국금융지주 한 곳만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유찰 이유로는 공적자금 지원 규모가 꼽힌다. 당시 예보는 수천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으나 한국금융지주 등 원매자들은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최근 인수 측에 제안할 공적자금 지원 규모를 약 1조원 넘게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예별손보의 경우 인수 후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가 올해 초 매각 추진 때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 지원조건을 제시했다"며 "매수 조건이 완화되며 인수 후 건전성 관리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사 인수가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지난해 3월 기자와 만나 "2026년 12월엔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그룹 내 손보사 라이선스가 없다는 점이 주요 장애물로 꼽혔다. 총자산 규모가 3조5000억원 수준인 예별손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는 매물로 평가된다. 현재 예별손보 인수의향자로는 교보생명을 비롯해 한국금융지주, 태광그룹, OK금융그룹 등이 거론된다.
봄엔 저축은행, 여름엔 보험사…'메기'로 떠오른 교보
앞서 교보생명은 또 다른 매물인 KDB생명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한국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생명은 최근 7번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힌 건 KDB생명의 자본건전성이었다. 지난해 12월 산은은 KDB생명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매물 자체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교보생명의 이번 참전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현재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과 예별손보보다 많은 자산 규모(17조2045억원) 역시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저축은행 '업계 1위'로 불리는 SBI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같은달 18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오는 10월까지 SBI저축은행 지분 50% + 1주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은 신창재 회장 취임 이후 줄곧 추진해 온 숙원 사업이다.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교보자산신탁,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AIM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은행, 손보사 등 계열사 인수를 추진하며 M&A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 소송 건도 현재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며 "향후 교보생명의 인수 추진 방향성에 따라 M&A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