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신규 노선 추가 대신 기존 2차망 사업의 현실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사진은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이 11일 오전 중구 본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첫 정책 카드로 철도 인프라 확충을 꺼내 들었다. 서울시는 강북횡단선·난곡선 등 6개 노선에 9조원 이상을 투입해 교통 소외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고 장기간 지연됐던 철도사업의 실행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노선 발굴보다 기존 2차 도시철도망 노선의 조기 착공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1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강북횡단선 ▲난곡선 ▲서남선 ▲서부선 ▲서부선 남부연장 ▲신림선 북부 연장 등 6개 노선을 대상으로 한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총 사업비는 9조1996억원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교통 소외지역의 철도 접근성을 높이고 기존 도시철도망의 단절 구간을 연결해 시민 이동 편의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철도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는 데 20분 이상 걸리는 행정동은 23개(5.4%)다. 여 실장은 "서울 전체를 보면 도시철도 접근성이 좋지만 특정 지역은 떨어진다"며 "3차망 계획은 접근성 격차를 최단기간 내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이 실현되면 교통 소외지역의 지하철역 평균 접근 시간은 현재 9.97분에서 8.03분으로 줄어든다. 신규 노선 영향권에 포함되는 수혜 인구는 기존보다 36만명 늘어난 783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사업성이 부족해 장기간 지연된 노선들의 추진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강북횡단선과 난곡선은 노선과 정거장 계획을 일부 조정하고 주변 개발사업 수요를 반영해 경제성을 높였다. 서부선은 재정사업 전환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사업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규 노선 발굴보다 기존 계획의 사업성과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혔다. 여 실장은 "2008년 이후 도시철도망 계획에 포함된 16개 사업 중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8개에 불과하고 실제 운행 중인 노선은 1개"라며 "민선 9기 임기 내 계획에 포함된 모든 노선을 예타 단계까지 진입시키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국토부 승인 착수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철도 정책으로 신규 노선 확장보다 기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시는 최근 정부의 예타 제도 개편이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에는 서울의 철도사업이 가점 등에서 불리했지만 앞으로는 ▲지역균형성장 평가 ▲대중교통체계 효율화 ▲통행시간 가치상향 편익 산정 등이 반영된다.
여 실장은 "지역균형성장 지표가 5% 반영되고 통행시간 가치도 20% 상향돼 경제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철도망 계획이 단순한 청사진이 아니라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서부선의 경우 민간투자사업 재공고와 재정사업 전환을 동시에 검토한다. 여 실장은 "올해 서부선 내용이 담긴 3차망 계획이 고시돼야 재정사업 전환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오는 30일 시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시의회 의견 청취와 관계기관 협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국토교통부 승인 절차에 착수한다.

6개 노선 가운데 난곡선과 서부선이 가장 먼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난곡선은 현재 예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시는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부선은 재정사업 전환 절차를 추진 중인 만큼 후속 행정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여 실장은 "서부선은 향후 연장 사업과 연계될 경우 추가 수요 확보가 가능해 사업 추진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