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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면 건당 3000원을 지급한다"는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실제로 소액이 입금됐다. A씨는 의심을 거뒀고, 알바를 이어갈수록 사이트 화면 속 수익금 숫자는 빠르게 불어났다.
문제는 출금 단계에서 시작됐다. 사기범은 "수익금을 찾으려면 먼저 일정 금액을 입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A씨는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화면에 찍힌 수익금을 믿었다. "지금 그만두면 원금까지 잃는다"는 말에 송금은 반복됐다. 결국 A씨는 12차례에 걸쳐 총 1억4200만원을 보낸 뒤에야 사기임을 깨달았다. 화면 속 수익금은 처음부터 조작된 숫자였다.

20대 B씨도 비슷한 방식에 당했다. 온라인쇼핑몰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은 "리뷰 5건을 작성하면 7만원을 주겠다"고 접근했다. 실제로 7만원이 입금되자 B씨는 상대를 신뢰했다. 이후 사기범은 "팀을 이뤄 발주 대행 업무를 하면 5~10%의 추가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거래 규모를 키웠다. 허위 사이트를 통한 송금이 이어졌고, '재무팀 직원'을 사칭한 또 다른 인물은 "주문번호 오류로 이상 거래가 탐지됐다"며 재송금을 압박했다. B씨의 피해액은 1260만원에 달했다.


소상공인을 노린 발주 사칭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규모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대형 공기업 직원을 사칭한 인물로부터 포크레인 작업 의뢰를 받았다. 실제 작업 일정까지 조율되자 C씨는 공공기관 거래라고 믿었다.

이후 상대방은 별도의 납품업체 담당자를 연결해줬고, 이들은 "지정 업체에 방수포 대금을 먼저 결제하면 추후 정산해주겠다"며 위조된 구매 영수증과 계좌 안내표를 보냈다. "당일 처리해야 한다"는 독촉에 C씨는 1억7700만원을 송금했지만 이후 연락은 끊겼다. 해당 공기업에 확인한 결과, 사기범이 내세운 직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진=토스뱅크
토스뱅크가 최근 접수된 금융사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앱테크 사기·리뷰 아르바이트 사기·발주 사칭 사기 등 신종 사기 수법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4월 토스뱅크에 접수된 금융사기 중 신종 사기 비중은 56%에 달했다. 지난 1월 10% 수준이던 비중은 불과 두 달 만인 3월 66%까지 치솟았다.
신종 사기의 공통점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송금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사기범들은 처음부터 거액을 요구하지 않는다. 먼저 소액을 실제 지급하거나, 정교하게 꾸민 서류와 거래 절차를 제시해 피해자의 경계심을 낮춘다.

청년층을 노리는 리뷰·좋아요 아르바이트 사기는 이 구조를 가장 노골적으로 활용한다. 영상 시청, 리뷰 작성, 좋아요 누르기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업무로 접근한 뒤 실제 소액 보상을 지급한다.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순간 피해자는 이를 '신뢰의 증거'로 받아들인다. 이후 사기범은 팀 미션, 공동 구매, 발주 대행 등의 명목을 붙여 더 큰 금액의 선입금을 요구한다. 출금 조건을 계속 추가하며 피해자가 "한 번만 더 넣으면 원금을 찾을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방식이다.


소상공인을 겨냥한 대납 사기 역시 구조는 같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사기를 치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을 파고든다. 실제 거래처럼 일정을 조율하고, 위조 서류를 제시하며 신뢰를 쌓은 뒤 "지정 거래처 대금을 대신 납부해달라"고 요구한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토스뱅크에 신고된 신종 사기 피해는 수백만원대에서 시작해 개별 사례로는 1억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청년에게는 수년 치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소규모 업체에는 단 한 번의 거래로 폐업 위기에 몰릴 수 있는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실제 돈을 받았을 때가 오히려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지적한다. 사기범이 처음 지급하는 소액은 피해자의 의심을 무너뜨리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아울러 "먼저 내면 나중에 돌려준다"는 말도 대표적인 위험 신호로 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 사기에서는 "입금해야 출금할 수 있다"고 포장되고, 발주 사기에서는 "대납하면 정산해주겠다"는 말로 바뀐다. 하지만 수익을 받거나 비용을 정산받기 위해 먼저 돈을 내야 하는 구조는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

입금 계좌주가 개인 명의인 경우에도 거래를 즉시 멈춰야 한다. 정상적인 플랫폼이나 공공기관은 개인 명의 계좌로 돈을 받지 않는다. 아르바이트 수익 지급, 납품 대금, 거래 보증금 등 어떤 명목이든 계좌주가 기관명이나 회사명이 아닌 개인 이름이라면 반드시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토스뱅크 금융사기대응팀 관계자는 "리뷰 사기는 소액을 먼저 지급해 신뢰를 만들고, 대납 사기는 공공기관의 신용과 계약의 조급함으로 판단을 마비시킨다"며 "두 사기 모두 피해자가 정교한 연출에 속아 스스로 납득하고 송금하게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 제안이든 거래 제안이든 어떤 명목으로든 선입금을 요구하는 순간 즉시 멈춰야 한다"며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회사에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