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가 16일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미현 기자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가 인공지능(AI) 시대 게임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맥락의 복리'를 제시했다. AI로 인해 게임 개발의 진입장벽이 빠르게 낮아지는 상황에서 그래픽과 시스템 등 구현 역량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강 대표는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 일대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2026'에서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경쟁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2018년에는 재미의 본질이 구현 바깥에도 있다는 걸 발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며 "하지만 2026년에는 구현이라는 장벽 자체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만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쉬워진다"며 "유저의 하루는 여전히 24시간인데 AI는 모두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콘텐츠 과잉 시대의 게임 시장 현실도 짚었다. 그는 "2015년 스팀에 출시된 게임은 약 2800개였지만 2025년에는 약 2만개로 늘었다"며 "공급은 폭발하는데 성공의 문은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산업의 핵심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용 게임 엔진이 보편화되면서 엔진 자체의 경쟁력은 약화됐고 이후에는 콘텐츠와 아트 경쟁이 심화됐다. 디지털 유통 확산으로 누구나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되자 '발견되고 선택받는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맥락의 복리'를 제시했다. 강 대표는 "맥락의 연결은 복리처럼 작동한다"며 "경험이 연결돼 복리로 불어난 맥락은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그 세계 안에서 각각의 경험은 더 큰 의미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축구를 예로 들며 "진정한 격차는 재미의 크기보다 경험이 복리로 쌓이는 세계가 있느냐 없느냐에 의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사례도 소개했다. 게임을 통해 만나 결혼한 이용자 부부와 이른바 '커닝시티 대참사'로 불리는 이용자 경험이 수년간 공동체의 기억으로 이어져 온 사례를 언급하며 "유저는 게임을 소비하지 않는다. 게임 안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코드로 만든 것은 삶이 펼쳐질 무대였을 뿐"이라며 "삶 자체는 유저가 채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게임을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약속'으로 정의했다. 그는 "라이브 게임은 이 세계가 계속될 것이라는 약속이고 패키지 게임은 완성된 세계가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다린다는 약속"이라며 "AI는 출력물을 점점 더 잘 만들겠지만 약속만은 출력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생각을 견지하면서도 AI를 제대로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가지 AI를 언급했는데 하나는 구현 비용을 낮추는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이고 다른 하나는 유저와 함께 축적한 경험과 운영 노하우, 커뮤니티 문화로 형성된 'Accumulated Intelligence(축적된 지능)'이다.

강 대표는 "첫 번째 AI는 모두의 무기"라며 "두 번째 AI는 맥락의 진가를 알아본 이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에 우리가 들어야 할 무기는 첫 번째 AI를 누구보다 잘 쓰면서 그 위에 두 번째 AI를 누구보다 두텁게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