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은이 공개한 '2026년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린 금통위에서 위원 대부분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유지하는 데 찬성했다. 반면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한 한 위원은 "물가압력 확대와 기대인플레이션 불안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통위 내부에서는 물가 전망을 둘러싼 경계감이 뚜렷했다. 일부 위원은 한은 관련 부서가 내년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로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본 데 대해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시간이 걸리고 석유류 최고가격제 정책도 물가상승 압력을 미래로 이연시킬 수 있다"며 물가 전망 경로가 다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금리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BEI)도 상승했다는 점도 언급됐다.
금통위 내부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자산시장과 물가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위원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으로 부동산 가격이 재차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급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은 관련 부서도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으로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실제 반도체 기업과 직주근접한 서울 동남권, 경기 남부 지역에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같은 위원은 중동사태에 따른 고유가 충격이 지속되고 고환율의 물가 전이효과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의 임금상승 영향까지 더해지며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한은 관련 부서는 "고유가·고환율 국면 장기화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해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면서도 "가격상승 압력이 이연될 가능성에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불안은 공급 충격에 그치지 않고 수요 압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금통위의 주요 관심사였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기업 성과급, 주가 상승, 배당, 재정지출 등이 가계소득으로 이전되면서 내수와 물가를 동시에 밀어올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은 관련 부서도 "수요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에 동의한다"며 내년 근원물가 전망에 이러한 흐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임금과 물가가 서로 밀어올리는 악순환 가능성도 거론됐다. 일부 위원은 반도체 기업의 임금 협상 결과가 다른 업종과 최저임금 협상, 경제 전반의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위원도 유가 상승의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뿐 아니라 "임금과 물가 간 상승작용으로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지는 배경으로 외국인 주식자금 흐름이 지목됐다. 일부 위원은 경상수지 흑자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등 수급요인 등이 환율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관련 부서에 당부했다.
이에 한은 관련 부서는 현재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외국인 주식자금을 꼽았다. 2월 말 중동전쟁 발발 이후 늘어난 외국인 국내주식 보유 규모가 우리 외환보유액을 웃도는 720조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5월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 규모는 2024년 말 대비 약 3.6배 수준으로 확대돼, 일부 투자자의 비중 조정만으로도 주가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향후 환율 방향에 대해 원화 강세 압력이 우세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은 관련 부서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긴축 기조, 위안화 강세 등에 따른 달러화 약세 가능성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는 원화 강세 압력이 크다고 내다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동전쟁이 마무리되고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에 따른 수급 개선이 나타날 경우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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