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노출도를 높인 ETF의 순자금유입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3개월간 ETF 순자금유입 순위. /사진=강지호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삼전닉스' 노출도를 높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종목에 투자자가 몰렸지만 그만큼 주도주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23일부터 6월23일까지 최근 3개월간 순자금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였다. 이 기간 유입시킨 자금은 4조821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2위는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으로 2조7639억원을 순유입시켰다. 6개월 기준으로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4조9586억원을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3조2819억원을 유입시켰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지난 3월17일 출시됐고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지난 2월26일 상장됐다. 상장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6개월 기준으로 자금 유입 전체 2위와 4위에 올랐을 정도로 투자자의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두드러졌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의 3개월간 개인 순매수는 3조1361억원으로 전체 ETF 중 1위를 기록했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역시 지난 3개월간 1624억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하며 멀티에셋 부문 2위에 올랐다.

수익률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지난 3개월간 국내 상장 ETF 중 189.78%의 수익률을 내며 전체 1위에 올랐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61.27%의 수익률로 채권혼합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 장기공급계약 확산으로 메모리 산업이 과거의 사이클 구조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어 국내 메모리 대표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삼전닉스'에 SK스퀘어도 편입해…"개인 투자자 삼전닉스 매수 확대, 주도주 쏠림 현상도 커져"
주식형 및 채권혼합형 등 '삼전닉스' 비중을 높인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높인 ETF 상품들. /사진=강지호 기자
이들의 공통점은 주식형과 채권혼합 등 상품 형태는 다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높였다는 점이다. '삼전닉스'의 수혜를 누리려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23일 기준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SK하이닉스 26.95% ▲삼성전기 24.90% ▲SK스퀘어 19.55% ▲삼성전자 16.02%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삼전닉스'의 비중은 42.97%에 달한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국고채 등의 채권으로 구성한 상품이다. 채권혼합형이지만 삼전닉스 비중은 ▲SK하이닉스 25.80% ▲삼성전자 24.76%로 합치면 50.56%로 절반이 넘는다.

여기에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자 SK하이닉스 지분을 가진 SK스퀘어를 편입하는 상품도 늘고 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지분 20.50%를 가지고 있는 지주사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연초 이후 지난 22일까지 SK스퀘어 주가는 39만2000원에서 197만원까지 402.55% 뛰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반도체는 리밸런싱을 통해 SK스퀘어를 신규 편입했다. 23일 기준 포트폴리오는 ▲SK하이닉스 26.96% ▲SK스퀘어 24.53% ▲삼성전자 22.16%로 구성됐다. 23일 신규 상장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반도체TOP2+ 역시 SK스퀘어를 넣었다. 상장일 기준 구성 종목은 ▲SK하이닉스 25.59% ▲SK스퀘어 23.61% ▲삼성전자 20.17%다.

전문가들은 2025년 9월 이후 코스피 강세장이 두드러지자 개인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ETF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봤다. 특히 강세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5년 9월 이후 국내 주식형 ETF 순매수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73.4%에 달한다"며 "이 기간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형 ETF 순매수 상위 15개를 보면 반도체 TOP2 등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종목의 상승세 속 개인 투자자가 ETF를 통해 삼전닉스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개인 투자자의 ETF를 통한 투자 증가에 개별종목 대비 ETF 거래대금 비중도 커지고 있다"며 "개인의 투자 수단으로 ETF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고 봤다.

다만 올 초부터는 ETF를 넘어 '삼전닉스'를 직접 사들이는 성향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산 투자를 목표로 하는 ETF의 특성상 삼전닉스 외 타 종목으로 수익률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2026년 2월 말부터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코스피 주도주를 직접 사들이며 반도체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ETF를 통한 투자는 '삼전닉스' 이외 종목에 대한 투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주도주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