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공시제도를 강화한다. 사진은 3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기업가치 제고 강화를 위한 공시제도 개선 설명 컨퍼런스에서 발언하는 최성규 한국거래소 밸류업제도팀장. /사진=이동영 기자
출범 30주년을 맞은 코스닥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공시 제도를 강화한다. 그간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유예 배려를 받아온 기술특례상장 기업도 이제는 밸류업에 참여해야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3일 한국거래소는 컨퍼런스를 열고 코스닥 기업의 공시 제도 강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공시 제도의 변화가 제시됐다. 규모와 인력 문제로 공시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코스닥 기업들을 위한 제도도 소개됐다.

한국거래소는 2024년 5월부터 밸류업 공시 제도를 시작했다. 밸류업 공시란 회사가 미래에 기업 가치를 어떻게 제고할지 계획을 제시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거래소는 2024년 9월 밸류업지수를 산출을 시작했고 11월에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상품도 상장됐다. 2026년 2월부터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고배당 기업 공시도 진행 중이다.


발표에 나선 최성규 한국거래소 밸류업제도팀장은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은 회사의 미래 발전 전략을 시장의 투자자와 소통하는 종합 커뮤니케이션"이라며 "거래소는 1년에 한 번 회사가 주기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하도록 하고 있고 가이드라인과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특히 특례상장 기업의 밸류업 공시 강화에 대한 설명이 중심을 이뤘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신뢰 및 혁신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로 코스닥 상장 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안에는 실적은 다소 부족하지만 기술력과 미래를 인정받아 코스닥에 입성한 특례상장 기업들도 밸류업을 의무화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담겼다. 그간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연 매출액이 30억원에 미달하더라도 상장 후 5년간 상장폐지 요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왔다. 자기자본의 50% 이상, 법인세 차감 전 손실이 3년 동안 2회 이상 발생 시의 상장 폐지 요건도 상장 후 3년간 미적용됐다.


하지만 이렇게 되자 특례상장 기업의 밸류업 공시가 저조하다는 문제점이 생겨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15일 기준 2026년 코스닥 기업 전체 밸류업 공시 389건 중 특례상장 기업의 공시 사례는 10건에 그쳤다. 전체 기업 대비로 보면 일반 기업의 26.4%가 밸류업 공시를 했지만 특례상장 기업은 3.2%에 불과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규정을 고쳐 특례상장 기업들도 공시에 나서도록 했다.

최성규 팀장은 "그간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나 이익 미실현 기업들은 상장 후 최대 5년까지 매출액이 저조하거나 법인세차감전 손실 시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유예 조치를 받았다"며 "하지만 지난해 12월 정부 관계기관 합동 발표에 따라 지난 7월2일부터 상장 규정 시행이 변경되며 이는 조건부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공시, 기관투자자 실제 투자 판단에도 영향…거래소, 특례상장 기업 밸류업 공시 지원 확대할 것"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공시가 기관투자자의 실제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밸류업 공시제도 변화에 대해 설명하는 최성규 한국거래소 밸류업제도팀장. /사진=이동영 기자
밸류업 공시를 유도하는 이유는 밸류업 계획이 실제 투자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국내외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보험사,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 1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밸류업 공시가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 확인됐다.
최 팀장은 "설문조사 결과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나 정보 비대칭 완화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주목할 만한 것은 투자 판단 고려사항에 대한 응답"이라며 "92%의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공시 여부가 투자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밸류업 공시 규정 개정에 따라 코스닥 법인들의 공시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사항이다. 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매출 규모도 작고 공시 업무를 담당할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거래소는 특례상장 기업의 밸류업 공시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최 팀장은 "거래소는 1년에 한 번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통해 밸류업 공시를 수립하고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며 "다만 회사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굉장히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어떻게 밸류업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할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된 교육과 간담회, 컨설팅 지원도 지속 중인데 예시로 한국거래소는 2026년 기준 코스닥 상장사 70개를 대상으로 밸류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성규 팀장은 "코스닥 상장사는 대형 기업에 비해 규모도 작고 인력도 부족해 밸류업 계획까지 세울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거래소는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며 "국내 대형 회계법인과 손잡고 회사의 현황 진단부터 공시 제출까지 원스톱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규정 개정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특례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거래소는 이미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기업 가치 제고 계획 양식을 배포하고 있고 항목별 기재 요령도 안내하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고 특히 특례기업에 대해서는 먼저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2027년부터는 이 같은 밸류업 컨설팅을 더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기술특례상장 등 특례 상장기업에는 최우선적으로 컨설팅을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