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용산전자상가 TV 매장에서 12·3 비상계엄 직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징역 7년 판결 뉴스가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583일 만에 처음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재 진행 중인 내란 관련 8개 재판 가운데 첫 사법적 단죄가 이뤄진 것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공수처의 수사 권한 범위였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를 사실상 사병처럼 동원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을 저지한 것은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소추 대상이 될 수 없는 만큼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개시할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인지한 내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통령에게 형사상 불소추 특권이 있다고 해도 수사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직권남용죄와 내란죄의 직접 관련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는 정당한 저항이 아니라 범죄라는 점을 최종 확인한 것이다. 특히 당시 상황은 시시각각 생중계되면서 온 국민이 똑똑히 지켜봤다. 서울 한남동 관저 주변은 대형버스로 차벽을 막아 세웠고, 경호처 직원과 군 부대원들이 육탄 저지에 투입돼 윤 전 대통령의 체포를 막았다. 헌정사 초유의 상황은 외신으로 타전되며 국격과 법치주의를 훼손했다.


그동안 모든 혐의를 부인해온 윤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 판결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변호인단이 향후 재판소원을 통해 판결의 위헌성을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다른 재판에 출석해 대법원 법정에 나오지 않았지만, 확정 판결 소식을 듣고 헛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사법 절차에 따른 권리 행사는 보장돼야 하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은 우리 사법 체계가 내릴 수 있는 최종 판단이다. 그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윤 전 대통령에게는 가장 중요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비롯해 아직 7건의 재판이 남아 있다. 특히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돼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남은 재판 역시 법과 증거에 따라 엄정하게 진행돼야 하며, 윤 전 대통령 역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번 판결은 한 전직 대통령의 유죄 확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어떤 권력도 헌법과 법률, 나아가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 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