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친청(친정청래) 진영간 거친 설전은 이미 도를 넘었다. 송영길 의원은 14일 이 대통령과 정 의원의 갈등을 뜻하는 이른바 '명청대전'을 비판하면서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 진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가 목숨까지 위태로운 일인가"라며 "섬뜩하고 무섭다"고 반발했다. 상대를 숙청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집권당 전당대회에서 이런 표현이 공개적으로 오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상대를 향한 흠집 내기와 조롱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난 1일 오찬을 계기로 과열 양상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잠시뿐이었다. 김 의원과 정 의원은 서로를 향해 '자기 정치'를 한다고 비난했고,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김 의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감기약을 먹고 자느라 국회 계엄 해제 표결에 늦었다는 논란을 거론하며 "감기약 성분을 밝히라"고 공격했다. 앞서 '적통' 논쟁이 벌어졌고, 상대의 과거 행적을 '파묘'하듯 들춰내는 일도 반복됐다. 오랜 정치 경험을 가진 중진들조차 "전당대회에서 이렇게 목숨 걸고 싸우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개탄할 정도다.
선호투표제 도입을 놓고도 열흘 가까이 다투다 14일 뒤늦게 당규에 명문화하는 등 겨우 봉합되긴 했지만 친청계 최고위원이 사퇴하는 등 후폭풍은 여전하다. 더욱이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이 같은 '1인 1표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후보들이 국민은 안중에 없고 강성 권리당원의 눈치만 살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주거 불안, 양극화, 청년 실업, 고물가·고환율 등 당면한 민생 과제들에 대한 정책 경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도 안됐는데 이 정도이니 앞으로 한달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스럽다. 집권당의 전당대회가 막말과 비방, 계파 갈등으로 얼룩진다면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나. 이제라도 소모적인 비방전을 중단하고, 집권당다운 책임감과 품격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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