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면서 이번에 처음 도입된 선호투표제가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정청래(왼쪽), 김민석 의원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자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순회경선에서 당대표 연임에 도전한 정청래 후보가 누적 선두를 차지했지만 김민석 후보와의 격차는 0.99%포인트에 그쳤다.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하며 초접전을 이어가면서 이번 전당대회에 처음 도입된 선호투표제가 최종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3위가 유력한 송영길 후보 지지층의 2순위 표심이 당대표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진행된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권리당원 순회경선 결과 정청래 후보가 김민석 후보를 1211표, 0.99%포인트(p) 차로 앞섰다. 누적 투표수는 12만1981표로 정 후보는 5만5518표(45.51%), 김 후보는 5만4307표(44.52%), 송영길 후보는 1만2156표(9.97%)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경남 지역에 대한 가중치 5%가 반영되기 전 수치다.

지역별로는 첫 경선인 충청권에서 김 후보가 3만632표(45.06%)를 얻어 정 후보(3만329표·44.61%)를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이튿날인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는 정 후보가 2만5189표(46.65%)를 획득하며 김 후보(2만3675표·43.85%)를 제쳤고 그 결과 누적 득표에서도 정 후보가 근소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두 선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선호투표제의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아 선호투표 결과가 적용될 경우 3위가 유력한 송영길 후보 지지층이 2순위로 어느 후보를 선택했는지가 최종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분석된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현재 흐름만 보면 갑자기 한 후보가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수도권 투표까지 모두 끝나봐야겠지만 지금처럼 초박빙 구도가 이어진다면 선호투표제가 실제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아직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만큼 선호투표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일 울산 울주군 삼남면 울산전시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의원 후보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들에게 1~3순위를 매겨 투표하는 방식이다. 1차 집계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남은 후보에게 재분배해 최종 당선자를 결정한다. 별도의 결선투표 없이 한 차례 투표로 당선자를 확정할 수 있어 결선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민주당이 당대표 경선에 선호투표제를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2위 후보가 다시 맞붙는 결선투표제를 운영했지만 이번 전당대회부터는 결선투표를 선호투표제로 대체할 수 있도록 당규를 개정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송영길 후보 지지층의 2순위 표가 김민석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향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이 지난달 24~25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송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응답자의 65.2%가 2순위로 김 후보를 택했고 정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16.9%였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도 송 후보 선택층 214명 가운데 41.1%가 김 후보를 2순위로 꼽은 반면 정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15.2%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권리당원 응답자(33명)만 놓고 보면 김 후보 75.1%, 정 후보 13.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 때문에 정 후보나 김 후보가 최종 합산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송 후보가 최하위로 탈락할 경우, 여론조사 흐름상 김 후보가 2순위 표 재분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대 승부처는 전체 권리당원의 약 3분의1이 몰린 호남이다. 사진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광주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약사항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최대 승부처는 전체 권리당원의 약 3분의1이 몰린 호남이다. 광주·전남·전북을 합친 호남 권리당원은 51만2000명으로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36만5000명보다 약 40% 늘었다.
호남은 전통적으로 정 후보가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그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됐다. 다만 이번에는 당정 관계를 둘러싼 논란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전북지사 공천 파동 등의 여파로 호남 내 지지세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도 호남 지역 응답자의 지지율이 정 후보 37.3%, 김 후보 34.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시대에 "호남에서도 결국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민심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송영길 후보가 3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청래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호투표가 실시되면 송 후보 지지층의 2순위 표가 김민석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최종적으로는 김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호남 순회경선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이어 경기·서울 투표가 12일부터 15일까지 실시되며 순회경선 일정이 마무리된다. 최종 당선자는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70%와 14~15일 실시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발표된다.

여론조사꽃 조사는 지난달 24~25일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지난달 27~28일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민주당 권리당원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7.1%포인트, 일반국민 조사의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