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식 넷마블네오 대표. /그래픽=챗GPT
넷마블이 핵심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권영식 넷마블네오 대표의 역할도 전환점을 맞았다. 권 대표는 넷마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넷마블네오의 기업공개(IPO)와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 인물로 주목받았다. 중복상장 우려로 IPO 계획이 철회되면서 완전자회사 체제에서 새로운 역할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과 넷마블네오의 포괄적 주식교환은 지난달 31일 효력이 발생했다. 넷마블네오 소수주주가 보유했던 주식은 넷마블로 이전됐으며 이들은 넷마블네오 보통주 1주당 넷마블 보통주 0.1160410주를 받았다.

넷마블은 교환 대가로 보통주 122만3854주를 발행했다. 주당 교환가액 5만1969원을 적용하면 약 636억원 규모다. 신주는 오는 20일 추가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로 넷마블의 넷마블네오 지분율은 78.5%에서 100%로 높아졌다. 넷마블네오 발행주식 6064만6743주를 모두 넷마블이 보유하게 됐다.


넷마블네오 IPO는 지난 3월 주식교환 결정과 함께 공식 철회됐다. 넷마블네오는 2021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철회했지만 이후에도 상장 재추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가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넷마블의 의지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에서 중복상장 원칙금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7월 7일 세부기준을 담은 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예고했다.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도 이에 맞춰 상장 일정을 잇달아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권 대표의 역할 재정립도 불가피해졌다. 권 대표는 2014년부터 약 11년간 넷마블을 이끈 뒤 지난해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넷마블은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권 대표가 모회사 대표직을 내려놓고 겸직해 온 자회사 대표직만 유지한 이례적인 인사를 두고 넷마블네오 IPO 완성이 그의 핵심 과업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권 대표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오른팔'로 불리며 그룹의 굵직한 변화를 이끌어왔다. 해외 자회사 카밤과 스핀엑스 인수 등 대형 인수합병(M&A)은 물론 그룹 자회사들의 사업 방향을 정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게임 개발보다는 M&A와 경영 전략에 잔뼈가 굵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는 상장을 통한 기업가치 부각이 아닌 개발 경쟁력과 실적으로 넷마블네오의 존재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권 대표를 평가하는 기준이 'IPO 성사'에서 '완전자회사 체제의 시너지 창출'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권 대표가 넷마블네오에 전념한 이후 아직 게임 개발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부담이다.

넷마블네오는 신작 개발에 집중하며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로그라이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를 비롯해 '프로젝트 블룸워커' 등 다양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신작의 흥행 여부가 권 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권영식 대표가 넷마블의 실탄 확보를 위한 넷마블네오 상장에 투입됐으나 거시적 환경 변화로 뜻을 접은 상황"이라며 "권 대표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을 증명하기 위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권영식 대표는 넷마블의 경영전략위원회 일원으로 회사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며 "넷마블네오 대표로서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