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흔든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 규제 효과가 시장에 나타날지 주목된다. 사진은 최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코스피지수가 올해 6월 9000포인트를 넘었다가 빠른 속도로 꺾이면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에 갇혔다. 투자자들은 증시 자금을 빨아들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 레버리지 ETF·ETN(상장지수펀드·상장지수증권)을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했고 당국은 수습·보완대책을 내놔 변동성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증시 흔든 '단일 레버리지', 수습 나선 금융당국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301.88포인트(-4.58%) 밀린 6296.3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39.31포인트(3.76%) 오른 6598.26에 마감했지만 전날 상승분 이상을 다시 반납했다. 오전 10시18분12초에는 올 들어 24번째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도 발동됐다. 22번 걸린 매수 사이드카를 포함하면 올해 총 46번째 사이드카 발동이다.
총 18종의 삼전·하이닉스 단일 레버리지 ETF·ETN은 5월27일 상장됐다. 상장 당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181.19(2.25%) 오른 8228.70으로 마쳐 당시 기준으로 종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22일 종가 사상 최고치(9114.55)를 갈아치운 코스피는 이후 급반전됐다.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며 5000선 마저 내줄 위기에 몰렸다.

투자자들과 정치권에서는 코스피에 상장된 삼전·하이닉스 단일 레버리지 ETF·ETN을 증시 폭락의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자본시장 체질개선과 증시 활성화를 천명하며 '국장 투자'를 강조해온 현 정부에 대해 불신이 커지자 당국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이른바 'F4'로 불리는 경제·금융당국 수장 4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달 16·29일 두 차례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긴급회의를 통해 신규상장 중단·광고 금지를 비롯해 ▲기본 예탁금 1000만→3000만원 상향 ▲예탁금 산정 시 주식·채권 등 대용증권 제외 및 현금만 인정 ▲ETF 매매단위 1주→20주 상향 ▲운용사·증권사 괴리율 책임 강화 등의 보완책을 내놨다. 상장 중단·광고 금지는 발표 즉시 시행됐다. 기본예탁금 현금 3000만원 강화 조치는 당초 계획(8월5일) 보다 앞당겨 7월31일부터 시행됐다. 최소 매매단위 확대도 계획보다 조기 시행되록 협의 중이다. 투자 사전교육 평가 강화와 1시간 추가(사례 중심 교육)도 조속히 시행될 예정이다. 괴리율 관리 강화는 8월19일 시행된다.
보완책 마련 뒤 줄어든 거래량, 증시 반등 조짐
금융당국의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 규제 효과가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최근 한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 앱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유의사항 안내 공지사항을 살피던 모습. /사진=뉴스1
7월29일부터 차례대로 보완책을 시행한 후 이날까지 두 종목의 단일 레버리지 ETF·ETN 18개 상품 거래량은 대폭 감소했다. 상품별로 삼성전자 단일 레버리지 ETF는 ▲ACE 단일 레버리지 123만5496→12만6947주 ▲KODEX 단일 레버리지 1억6440만6773→1166만8734주 ▲PLUS 단일 레버리지 63만2236→3만2609주 ▲RISE 단일 레버리지 61만1154→4만1667주 ▲TIGER 단일 레버리지 6307만1456→812만6362주 ▲KIWOOM 삼성전자선물 단일종목레버리지 32만7827→2만643주 ▲1Q 삼성전자선물 단일종목레버리지 54만1121→1만9345주다.
인버스(역방향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상품인 PLUS 삼성전자선물 단일종목인버스2X는 2274만7428→202만3712주이고 미래에셋 레버리지 삼성전자 단일종목 ETN은 85만4837→44만1294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ACE 단일 레버리지 478만9667→32만1637주 ▲KODEX 단일 레버리지 6억4006만5306→4051만5386주 ▲RISE 단일 레버리지 161만7132→11만3648주 ▲SOL 단일 레버리지 1059만7485→71만1020주 ▲TIGER 단일 레버리지 1억8975만2992→2484만7645주 ▲KIWOOM SK하이닉스선물 단일종목레버리지 99만768→6만9790주 ▲1Q SK하이닉스선물 단일종목레버리지 140만5015→11만7737주다.

인버스 상품인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3억4802만7360주에서 1573만2354주, 미래에셋 레버리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N은 116만9113주에서 10만1051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단일 레버리지 ETF·ETN 과열 현상이 정부 대책 이후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당분간 거래 분위기도 이전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하락 리스크도 가격에 상당부분 선반영돼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각각 3.82배, 3.99배"라며 "삼성전자의 과거 EPS(주당순이익) 정점 당시 PER은 2018년 6.9배, 2022년 9.3배였고 SK하이닉스는 각각 3.7배, 6.4배"라고 분석했다. 역대급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이라는 진단이다.

이어 "반도체 주가는 이익보다 먼저 움직인다"며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피크 위험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낮은 PER이 바닥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과거에는 재고·가격·추정치가 동시에 꺾였고 지금은 실적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