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6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6년 단체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현대자동차 노사가 여름휴가를 마치고 오는 11일부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재개한다. 지난달 총 9일간 이어진 부분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4만여대에 달한 가운데 이달 교섭이 파업 장기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아 역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차그룹 전반의 생산 차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1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추가 파업 여부를 비롯한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 관철을 위해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다. 13~15일 각 조 2시간을 시작으로 20~22일과 29~31일에는 파업 시간을 4시간으로 늘리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총 9일간의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간은 약 60시간이다. 사측은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을 4만2000대 이상으로 추산했고, 업계에서는 매출 손실 규모를 1조12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생산량은 13만7449대로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 0.4% 감소했다.


이달 추가 파업이 이뤄질 경우 손실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줄었다. 미국 자동차 관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변수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는 하반기 수익성에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노조가 사흘간 교대조별로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한 지난7월20일 오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조기 퇴근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교섭의 최대 걸림돌은 임금 외 요구안이다.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법제화 전 사전 합의, 상여금 50% 인상 등을 놓고 노사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8일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 일시금 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다. 임금 외 3개 요구안은 임금 협상과 분리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노조는 해당 요구안이 그동안 해결을 미뤄온 안건인 만큼 이번 교섭에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충분한 제시 여력을 갖고도 이를 외면하며 갈등을 자초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달 재개되는 교섭에서 노사 입장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하반기 생산 정상화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지난달 23일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지부가 3개 요구안에 대한 입장만 고수하면서 교섭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3개 요구안이 노조 자체적으로 정리된다면 언제든지 임금과 성과금을 포함한 추가 제시를 할 것"이라고 했다.

기아도 임단협 협상을 재개한다. 오는 11일 10차 실무교섭을 시작으로 12일 광주공장에서 7차 본교섭, 13일 소하리공장에서 8차 본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아 노조는 올해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주 4.5일제 도입,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기아 노조는 지난달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대비 82%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 27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기아 노사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해왔는데 올해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무분규 기록이 깨지는 것은 물론 현대차그룹 전반의 생산 차질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