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광 전 싸이월드 대표가 10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지선우 기자
김호광 전 싸이월드 대표가 시그마체인의 싸이월드 3.0 출범 계획과 관련해 데이터 복원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시그마체인이 3.8PB(페타바이트)에 달하는 기존 싸이월드 데이터 복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김 전 대표는 대규모 데이터 복원 경험과 보안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대표 간 충돌이 불거지면서 시그마체인의 세 번째 부활 시도가 실제 서비스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전 대표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시그마체인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시그마체인이 (싸이월드) 데이터를 (자신들의 블록체인 시스템에) 올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에 올린) 데이터는 어떻게 삭제할 것인가"라며 "돌아가신 분들도 많고 잊혀질 권리가 있는 분들이 많은데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올린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문제 제기로 시그마체인의 기자간담회는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됐다. 시그마체인 측은 김 전 대표가 싸이월드 3.0 프로젝트를 비판하자 간담회 사회자를 곽도영 대표에서 피터 한 글로벌 이사로 변경했다. 피터 한 글로벌 이사는 갑작스럽게 기조 발표를 맡았고 박형근 시그마체인 이사는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김 전 대표는 시그마체인의 데이터 복원 계획에 대해서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서버를 복원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해야 한다"며 "(복원 과정에서) 격리된 방화벽을 구축해야 하는데 3.8페타바이트에는 막대한 시간이 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방화벽을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를 복원하면 해킹 위험이 크다고도 주장했다.
피터 한 시그마체인 글로벌 이사가 10일 오후 서울 명동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 호텔에서 새로운 싸이월드의 출발을 상징하는 메시지로 '더 리턴 오브 싸이월드(The Return of Cyworld)'와 '싸이월드 3.0'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
김 전 대표는 시그마체인의 데이터 복원 경험과 보안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 데이터를 복구 한 적이 없다"며 "복구 과정에서 정보 보안을 지키지 않고 방화벽 없는 상황에서 열겠다는 것은 불법"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 질의에서 시그마체인의 싸이월드 인수와 데이터 복원에 필요한 자금 조달 능력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박형근 시그마체인 이사는 "인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며 "회사 자본금은 6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전 대표는 과거 싸이월드 데이터를 복원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서버를 사는데 약 8억, 방화벽 올리는 데 10개월 동안 50억, 보안 장비 올리는 것만 수억원이었다"고 말했다.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가 보유한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관계형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그마체인은 기존 싸이월드 데이터 복원과 블록체인 기반 웹3.0 서비스 구축을 추진하고 오는 10월 베타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시그마체인은 다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의는 3.8PB(페타바이트)에 달하는 기존 싸이월드 데이터 복원 가능성에 집중됐다. 시그마체인은 약 20명의 개발자로 데이터 복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싸이월드의 서비스 부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커뮤니티 서비스로 출발한 싸이월드는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됐다. 싸이월드는 이후 인터넷 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쟁력을 잃었고 2019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싸이월드제트는 2021년 사업권을 인수해 서비스를 재개했다. 싸이월드제트는 2023년 자금난으로 서비스를 다시 중단했다. 2024년에는 싸이커뮤니케이션즈(모회사 소니드)가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싸이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서비스 부활을 선언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