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자리에서 CEO가 물었다. “요즘 회사에 어떤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하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봐.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보자구.” 진심으로 한 질문이었다. 한 직원이 답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저희 회사만큼 일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회사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저녁 회식자리, 아무 문제도 없다고 말했던 그 직원이 맥주 한잔 했다. 그리고 회사가 안고 있는 절박한 문제점 21가지에 관해서 열변을 토했다. 너무나 정확한 지적이었고, 그가 제시하는 해결방향 역시, 회식자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해결책들이었다. 불행히도 CEO는 그 자리에 없었다.
 
늘 일어나는 일이다. 어쩌면 CEO가 없었기에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Power Distance.' 권위나 권력에 대해 조직원이 얼마나 인간적인 거리감을 느끼나에 관한 이야기다. 유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는 다른 문화권에 비해 이 거리감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의 CEO는 직원들과 인간적으로 다가서기 힘들고, 진실의 소리를 듣기가 더 어렵다. CEO들은 진심으로 고객과 직원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은데도 말이다.


해결책은 뭘까? 수 없이 많은 답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 코칭리더십 전문가들의 말이 가장 간단한 것 같다. 듣고 싶으면 들어라.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들어라. 말하는 단어 이상의 내면의 목소리까지 들어라. 어떻게? 계속 질문하라. 내가 말하고 싶다는 욕망만 꾹 참으면 된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다. 대화의 2/3 이상, 심지어 80%까지 듣는 것에 집중하라고 한다.
 
그러면 뭐가 좋아질까? 문제가 해결된다. 문제를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알고 있다. 문제와 해결책을 말할 기회를 주면, 자긍심과 자신감이 커진다. CEO가 말하기 전에 조직원이 조직을 위해서 공을 세울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인간적인 유대감도 강화된다. 내 말을 누군가가 열심히 들어주는데 유대감이 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성과가 향상된다. 그리고 CEO의 영향력도 향상된다. 그게 바로 경청의 리더십이라고 한다. 쉬워 보인다. 그런데 참 어렵다. 왜? 말하고 싶은 욕망을 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CEO들은 나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고,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다.
 
경청의 리더십을 골프경영에 접목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드라이버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 드라이버를 잡으면 사람들은 거리를 생각한다. 골프는 거리와 방향의 함수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거리만을 생각한다. 그럼 거리에 먼저 집중해 보자. 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먼저 몸통이라는 주동력원에 시동을 걸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백스윙을 할 때는 어깨를 90도 돌려줄 줄 알아야 하고, 휘두를 때는 허리를 돌려줄 줄 알아야 한다. 그럼 그 다음은?
 
골프공의 비거리는 임팩트 순간에 결정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임팩트 순간의 헤드스피드와 정확도다. 둘 다 중요하지만 오늘은 헤드스피드만 논의해 보자. 임팩트 순간에 클럽헤드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공도 빠르게 출발하고 더 멀리 날아간다. 그런데 그 클럽헤드 속도를 어떻게 하면 빠르게 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연습을 하면서 클럽헤드 스피드에 집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그립을 배우고, 드라이버를 들고, 백스윙을 했다가 휘둘러본다. 그래서 바람소리를 들어보면 된다. 처음에는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휘두르고 소리에 집중해 보면 점점 소리가 커지고, 날카로워지고, 한순간에 모이게 된다. 그것이 바로 몸통이 만들어 낸 에너지를 거리라는 성과로 이어가지 위한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이다.
 
드라이버의 거리를 늘리고 싶으면, 세세한 스윙의 모양을 뜯어 고치기 이전에 내가 휘두르는 드라이버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게 바로 경청의 리더십이고, CEO의 귀로 골프를 경영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