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원조’ 그루폰코리아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그루폰코리아는 연이어 터진 사건에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이미 뿔난 소비자들의 마음은 멀찌감치 돌아선 듯하다. 론칭 두달째를 맞는 그루폰코리아가 삐걱거리는 이유는 뭘까.
◆이벤트 돌연 취소, “소셜에 데인 소셜커머스?”
“그루폰 파리바게뜨 3000원 기프티콘 이벤트 하고 있어요. 아래 링크로 가서 가입하시고 파리바게뜨 공짜로 사시면 적립금 5000원도 추가로 드립니다. 파리바게뜨도 공짜로 받고 적립금 5000원도 받으세요~ http://www.groupon.kr/app/rc/blueasj ”
지난 5월2일 그루폰코리아의 대규모 이벤트가 화제가 됐다. 이벤트 명칭은 ‘시크릿 메가딜’. 그루폰에 가입만 하면 SPC의 파리바게뜨 3000원 기프티콘 50만장을 공짜로 제공하는 내용의 이벤트였다. 더욱이 그루폰은 이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를 두어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숨에 트위터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갔고, 급기야 ‘파리바게뜨 3000원 쿠폰’이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한번에 1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현재 소셜커머스 상위 업체들과 비교해 뒤떨어지는 회원가입자 수를 단시간에 늘리기 위한 ‘반격 카드’였던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벤트 예정 시간을 불과 2시간 앞에 두고 벌어졌다. 그루폰이 돌연 ‘이벤트 취소’를 밝힌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벤트 취소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의 그루폰코리아 접속이 폭주되면서 곧 이어 홈페이지 마저 다운됐다.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벤트 취소에 대한 정확한 공지 없이 ‘서비스 점검 중’이라는 이유로 접속 조차 안 되는 상황에 실망감만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루폰코리아는 5월3일 사과 공지를 올렸으나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SPC 측은 이벤트 취소와 관련해 “물량이나 시기 등을 그루폰에서 제안서를 보내 와 검토하던 중이었다. 아직 정확하게 이벤트를 진행할 것인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루폰코리아 측에서 이벤트 내용을 공지해, 협의가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루폰코리아 관계자는 “SPC 측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데까지 거의 협의가 이루어진 것은 맞다”며 “다만 막판에 몇 가지 문제로 조율하던 중 언론을 통해 이벤트 소식이 먼저 알려진 것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루폰에서는 공식적으로 파리바게뜨와의 이벤트 사실을 단 한 번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광고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는 데 대해서는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벤트에 차질을 빚은 것은 맞지만 파리바게뜨 상품권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거짓 공지하고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다”고 거듭 밝혔다. 그루폰은 이후 이벤트의 명칭을 ‘시크릿 딜’로 바꾸고, 4일과 5일 크리스피 크림과 뚜레쥬르 등의 상품을 차례로 공개하며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그루폰 측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몇몇 정보가 먼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 막대한 파급력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데 실패했다는 해명인 셈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경우 소셜커머스는 상품 정보가 미리 알려지는 것 자체가 일종의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반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 때문에 소비자들로서는 그루폰의 이 같은 해명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루폰 관계자는 “이번 경우는 공식 발표 전에 정보가 노출되며 파리바게뜨와의 딜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게 됐다”며 “앞으로 상품 정보나 콘텐츠 부분과 관련해 보안 문제에 더욱 조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루 만에 또 사고 “이번엔 짝풍”
만 하루 뒤인 5월4일, 그루폰코리아에 또 다른 사과 공지문이 올라왔다. 이날의 딜로 판매됐던 ‘KAIST 공기청정기’라는 이름의 제품이 문제가 됐다. 그루폰의 설명과 달리 카이스트와 무관한 제품이라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루폰은 이 제품을 판매하며 제조사를 ‘한국과학기술원’으로 표기했으나, 문제 제기 이후 제조사 표기를 ‘카이스트 전자(한국과학기술원과 기술 제휴)’로 바꾼 바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 불만이 가라앉지 않자 “제품 제조사에 대해 더 신중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딜을 올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즉시 환불 처리는 물론 그루폰 캐치 5000원을 지급한다”고 사과 글을 올렸다.
그러나 ‘메가딜 취소’에 이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공기청정기는 지난 2009년 카이스트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옥션 등에서 카이스트의 명칭을 무단으로 도용한 공기청정기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며 “이는 카이스트와 전혀 관련 없으며 일반인의 피해가 예상되니 사기성 광고에 주의하라”는 경고까지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제품.
이에 대해 그루폰은 “카이스트 공지 글에 해당하는 KAIST-AIR 제품과 이번에 그루폰에서 판매한 KAIST 공기청정기는 다른 제품”이라며 “벤더(판매 업체)에서 이와 관련한 문서를 분명하게 제시했기 때문에 딜을 진행했으나, 문제가 불거져 진행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품 검증 시스템과 관련해 “판매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지하는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검증할 시스템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루폰 관계자는 “전략팀이 따로 꾸려져 있어 상품과 관련해 자체 확인을 거친다”고 밝혔다. 레스토랑과 같은 서비스 상품의 경우 이미 업체를 방문해 맛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거치는 것은 물론 공기청정기와 같은 완제품의 경우에도 관련 서류들을 토대로 검토 작업을 거친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이번 공기청정기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쪽에 직접 문의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와 관련한 철저한 검증이 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연이어 문제가 불거지며 소비자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 그루폰 관계자는 “앞으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소비자 불만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며 “소셜커머스의 기본은 소비자 신뢰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철저한 상품 검증과 콘텐츠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보여드리는 것을 최선의 방책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