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어치워라”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의 설계도면을 처음 받아든 셀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77)은 세계적 건축가인 모쉐 사프디(73)에게 불같은 역정을 냈다.

전 세계 60개 국가에서 카지노 리조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샌즈 그룹은 각 국가마다 랜드마크호텔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그룹이다. 세계적인 카지노 리조트인 베네치안호텔도 샌 그룹 소유다.

호텔 내부에 유명 관광도시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재연해 낼 정도로 개성 넘치는 건축물을 만들어냈던 샌즈그룹 회장이 사프디의 설계도면을 보고 손사래를 친 이유는 현실성 없는 설계라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짓기 어려운 프로젝트”라고 했을 정도다.

사프디가 제안한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설계안은 두장의 카드가 서로 기대어 서있는 듯한 3개의 건물과, 이들을 잇는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를 옥상에 올려놓은 모습이었다.

시공의 어려움은 흔히 피사의 사탑과 비견된다. 피사의 사탑의 기울기가 5.5도인 반면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의 최고 기울기는 10배에 가까운 52도나 된다.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 역시 난관이었다. 축구장 3배 크기의 면적(1만2408㎡)에 중형 승용차 4300대에 달하는 6만톤의 무게를 지상 200m 높이까지 끌어올려야 했다. 호텔은 지하 3층~지상 57층 2561실 규모로 연면적은 63빌딩의 2배에 가깝다.

아델슨 회장의 우려는 쌍용건설과 만나면서 사라졌다. 쌍용건설은 27개월의 공기를 맞추고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을 완성시켰다.

12일 쌍용건설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사프디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이 설계와 큰 차이 없이 지어졌다며 쌍용건설의 시공능력에 박수를 보냈다.

사프디는 “쌍용이 27개월만에 완성하겠다고 했을 때 나는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면서 “쌍용이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 이유는 하부구조를 안정시키는 독창적인 시공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쌍용건설은 60cm 두께의 내력벽에 포스트텐션을 설치해 내부에서 와이어를 끌어당겨 건물의 기울어짐을 방지하는 방법을 택했다.

또 그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시공을 ‘바벨탑 건설’과 비교했다. 중국, 방글라데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등 다국적 건설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투입됐기 때문이다. 그는 “다문화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고없이 완벽하게 시공했다”면서 “쌍용건설이 초고층타워 프로젝트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덕담도 빼놓지 않았다.

쌍용건설은 2007년 9월 미화 8억9000만달러(약 1조원)에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건설 공사를 수주했으며 2010년 6월23일 호텔의 그랜드 오픈식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