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喪助)보험'이 블루오션이 될까?
 
보험사들이 상조보험을 잇따라 내놓으며 상조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상조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 기존에는 2008년 상품을 출시한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에서 상조보험 상품을 판매해왔으나 지난 4월 동부화재와 차티스손해보험이 상조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LIG손해보험도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상품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상조보험 부담적고, 예금자보호
 
상조보험은 보험가입자가 사망 시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으로 상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보험이다. 단순히 상조업체를 소개하는 수준이 아니라 보험사와 상조업체가 제휴를 맺어 상조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이러한 상조보험의 선구자격인 한화손해보험의 '카네이션 B&B 상조보험'은 2008년 출시 이후 지난 3월 말 기준 4만894건(초회 보험료 16억1942만원)을 판매했다. 동부화재의 '프로미라이프 상조보험'은 지난 4월18일 출시 이후 대략 열흘에 불과한 4월 말까지 약 1만7000건(초회 보험료 4억3800만원)의 판매를 기록했다.
 
유재석 동부화재 상품개발부 과장은 "상조보험의 보험료(프로미라이프 상조보험의 보험료는 평균 2만5000~2만6000원 수준)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고 예금자보호도 받을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 추산하는 상조시장의 규모는 약 6조~7조원대. 향후 10조원대 성장도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고령화에 따라 상조시장이 커지는 데다 장례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유 과장은 "요즘은 거의 핵가족이라 과거처럼 집에서 상을 치르지 않고 대부분 장례 서비스 이용을 희망하기 때문에 상조시장이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보험사의 상황이 맞물리며 상조시장 개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에서 주력으로 판매해온 통합보험이나 건강보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새로운 시장 진출이 절실한 까닭"이라고 말했다.
 
◆상조업체 리스크, 자회사가 돌파구?
 
전망은 밝지만 상조보험시장이 무르익으려면 넘어서야 할 걸림돌도 있다. 무엇보다 기존 상조업체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주요 문제점으로 꼽힌다. 영세 상조업체 난립으로 인한 경영부실이나 불건전한 운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조업체에 대한 불신이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이 상조업체 대신 신뢰할 수 있는 보험사의 상조상품을 선택하게 하는 요인이 되지만, 이러한 상조업체 리스크는 제휴를 맺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초 연내 상조보험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화재의 경우 이와 관련 "상조보험을 검토하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틈새시장을 노리는 경우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투자대비 굳이 리스크가 큰 상조시장 진출을 고려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할부거래법(상조업) 개정으로 상조업체 등록제가 도입되고, 3억원 이상 자본금을 갖춘 업체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상조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 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관리가 힘든 상조회사와 제휴 형태보다는 자회사 형태로 상조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와 경영효율성 측면에서 보험사가 상조업체와 제휴를 맺는 형태보다는 직접 자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조업체 문제가 있으니까 보다 신뢰성 있는 보험사가 책임져주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고, 보험사들도 직접 자회사를 두면 상조업체가 갖고 있는 리스크를 떠안지 않아도 돼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보험사가 상조회사를 자회사로 설립하는 것과 관련해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보험과 관계자는 "상조업은 할부거래법에 의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리를 받는다"며 "보험업법 시행령상 '장의 및 묘지관리업'에 해당된다고 해서 (금융감독원의 관리ㆍ감독을 받는) 보험사가 상조업을 할 수 있는지 해석이 불투명해 좀 더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조보험 똑똑하게 가입하려면
 
상조보험을 현명하게 가입하려면 우선 상조보험과 상조서비스를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상조업체의 서비스가 장례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보험사의 상조보험사는 장례비용이 되는 보험금을 지급해 (제휴된 상조업체의) 상·장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상조보험과 상조업체의 상조서비스는 비용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 상품은 보험료를 단 한번만 냈더라도 상을 당해도 사망보험금으로 상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상조업체의 상조서비스는 남은 돈을 발인 전에 전액 정산해야 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조서비스는 연령이나 병력 등에 따른 가입 제한이 없는 반면, 상조보험은 보험사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입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보험사의 상조보험이라고 하더라도 단순 제휴형인가 아니면 현물지급형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와 상조업체가 단순 제휴한 형태의 상조보험은 상조업체가 소비자에게 부실한 상조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보험사가 이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보호를 위해 단순제휴형보다 현물지급형 상조보험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는 단순제휴형 상조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나, 한화손해보험의 '카네이션 B&B상조보험'과 동부화재의 '프로미라이프 상조보험'은  상·장례용품을 현물로 지급하는 '현물지급형' 상조보험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화손보의 '카네이션 B&B상조보험'은 상해나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전문 장례지도사와 도우미가 출동해 장례 상담 및 의전을 진행해주고, 계약자가 사전에 직접 설계한 상․장례용품을 현물로 제공한다. 사망 보험금으로 관(棺), 수의(壽衣), 상복 등 상·장례용품이 현물로 지급된다. 동부화재의 '프로미라이프 상조보험'은 상조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받되,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보험금으로도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출시되는 상조보험은 기존 상조상품의 한계로 꼽혀온 가격변동 리스크도 대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차티스손해보험의 '명품장제비보험'은 제휴된 상조업체(좋은상조)에서 물가상승률에 관계없이 가입 후 10년간 동일한 가격으로 상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프로미라이프 상조보험'은 가입 후 10년마다 가입금액의 10%씩 보험금을 증액해줘 물가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