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고졸채용 바람이 거세다. 은행권 고졸 채용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 등 시중은행으로 번져갔다.
 
이번 고졸채용에 대해 지나친 학력 인플레에 대한 대안으로 여기는 긍정적 시각과 관치행정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혼재한다.
 
고졸채용을 처음 시작한 기업은행은 '잡월드'(Job World)를 통해 중소기업의 구인구직을 돕기 위한 중개역할을 하다가 직접 채용에 나서게 됐다. 올 상반기에 학교장 추천으로 20여명의 고졸 사원을 뽑은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40명을 뽑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채용규모를 더욱 늘려 고졸출신 100명을 뽑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서류심사와 인성검사, 그리고 심층면접 및 세일즈 스킬 역할극 등을 통해 영업점에서 대고객 업무를 담당할 자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신, 출산 등 휴직으로 텔러직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고졸 채용 통해서 부족한 인원을 보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우리창구전담 텔러행원'은 계약직으로 시작하나, 2년 후에는 우수 직원에 대해서는 정규직 전환시험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할 계획이다. 정규직 전환채용 후에는 대학 진학 시 학자금 지원 등 복지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은행권의 고졸채용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 타파에 기인한 감이 크다. 하지만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에서 주도해 은행에 명령을 하달하는 식의 관치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일부 은행들은 급박하게 이번 고졸 채용을 진행해 우왕좌왕하거나 뚜렷한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번 고졸채용에 대해 "트렌드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학력 인플레 해소를 위한다면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지 몇백명 채용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이벤트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졸 취업준비생들은 또 다른 문제를 지적한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한 취업준비생은 "인위적으로 수치를 조절해 고졸 인재를 뽑겠다는 것은 구직자를 두번 울리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구직자는 "고졸, 대졸로 구분 짓기보다 아예 학력제한을 폐지한 후에 고졸채용이 늘었다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