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탈출할까요?"
 
2008년부터 해외주식형펀드에 매월 50만원씩 투자해온 직장인 방모(28)씨는 최근 은행 직원의 '펀드 갈아타기' 권유를 받고 고심 중이다.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은행 펀드담당 직원으로부터 가입한 해외펀드의 정리를 권유 받은 것. 방 씨는 "본전 생각이 나서 원금 회복을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 지금이라도 갈아타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 본전 연연말고, 유망한 곳에 투자하라
 
기획재정부는 최근 올 연말로 예정됐던 '해외펀드 손실상계' 일몰을 2012년 말까지 추가 연장키로 했다. 해외펀드 손실상계란 비과세 기간 동안 발생한 손실을 일몰이후 펀드이익과 상계처리해주는것을 일컫는다. 해외주식형펀드 매매차익에 대해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비과세였다가 2010년부터 과세로 변경되며, 원금 회복이 안된 펀드들도 과세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당초 해외펀드 손실상계는 2010년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 예정이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연장이 결정됐다.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2009년 이전에 설정된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계좌수는 200만여개에 달한다(9월4일 기준). 
 
최근 글로벌증시가 요동치면서 펀드투자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편이지만, 해외주식형펀드는 특히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21일 기준 해외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7.42%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1.24%보다 6%포인트나 낮다.
 
최근 1년, 2년, 3년 수익률 또한 국내주식형펀드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국내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 2년, 3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0.37%, 7.85%, 31.95%를 기록 중이나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12.02%, -4.36%, 1.32%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 손실상계가 연장돼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을 회복할 시간을 벌게 됐지만 "(수익률이 올라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겠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펀드 구조조정(리밸런싱·Rebalancing)의 기본 원칙은 손실 회복 여부나 투자기간이 아니라, 보유 중인 펀드보다 더 유망한 투자대상이 있는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지역별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러시아(-20.89%), 중국(홍콩H) (-20.12%), 일본(-13.21%), 유럽(-16.38%), 신흥아시아(-6.94%)를 기록 중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세계 경제가 반등을 시작하면) 한국 중국 아시아 등 신흥국이 가파르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들 국가의 비중을 높이면서 리밸런싱 전략을 짜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동필 연구위원 또한 "해외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브라질과 러시아 대신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의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