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우리에겐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익숙한 일상이 됐지만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 아이폰이 처음 나온 것은 불과 5년 전인 2007년, 사상 첫 태블릿PC인 아이패드가 나온 것은 불과 2년 전인 2010년이다.

이 짧은 기간 동안 PC중심의 정보기술(IT) 기기는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했다. 이 같은 IT산업의 중심축 변화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기술의 발전과 혁신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5가지 기술 트렌드

더글러스 하인츠먼 IBM 전략이사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술 트렌드 2012' 토론회를 갖고 이 같은 기술의 변화가 우리 삶을 더욱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칠만한 잠재력을 가진 중요한 새로운 플랫폼에 우리는 불과 몇센티미터 떨어져 있을 뿐"이라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중대한 컨버전스(융압) 기술로 5가지를 꼽았다.

① 클라우드 기술

클라우드 기술은 언제 어디서나 서로 다른 다양한 기기를 통해 서로 다른 기술 환경에서도 각종 정보와 서비스에 접근해 이를 활용하고 재조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차세대 인터넷 기술을 말한다.

시간과 정보에 구애되지 않고 정보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기술의 이 같은 확산적·보편적 성격은 기업의 수많은 프로세스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하이츠먼 이사는 밝혔다.

② 모바일 기술

모바일 기술은 사람들이 시스템과 상호작용해 필요할 때 정확한 정보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필요할 때마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으로 인해 사람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모바일 기술은 중대한 파괴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기술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점증적·즉흥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어 더욱 중요하다.

③ 빅 데이터(Big Data)와 분석

빅 데이터란 최근 IT업계에서 소셜 네트워크와 더불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미국에서 의사와 변호사를 제치고 수학자가 가장 높은 연봉을 받게 된 배경도 빅 데이터의 부상 덕분이다. 빅 데이터는 기존의 분석도구나 관리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양의 정보를 말한다. 빅 데이터는 현대사회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최근 갑작스럽게 정보가 급증한 것은 위치추적 장치(GPS)와 통신기기, 재고관리 시스템 등 각종 정보 수집을 위한 센서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고 축적하는 비용 자체가 크게 낮아진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수집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일반인들로부터도 자연스럽게 수집되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과 같은 각종 IT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정보수집 센서가 됐다.

이 결과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모을 수 있게 됐지만 이렇게 쌓인 정보들은 분석되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수많은 정보 데이터들을 정리해 숨겨져 있는 중요한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 분석이다.

빅 데이터와 분석 능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IBM의 수퍼컴퓨터인 왓슨을 들 수 있다. 왓슨은 미국의 퀴즈 프로그램인 제퍼디(Jeopardy)에서 우승자 2명과 겨뤄 승리해 기계가 인간의 두뇌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왓슨이 사람보다 퀴즈를 더 잘 맞출 수 있었던 비결은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조사하고 분석해 사실과 패턴을 파악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IBM은 왓슨 기술을 의료산업에서 상업화하고 있다. 전세계 의학전문지에 실린 각종 논문과 질병 및 치료사례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종합해 인간의 질병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데 기여하도록 한다는 발상이다. 왓슨 기술이 여러 산업에 적용된다면 비용구조 자체가 전면적으로 바뀔 수 있다.

④ 소셜 기술

현재 소셜 기술은 사적인 교류를 위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고 기업에는 주로 맞춤형 광고가 가능한 매체 정도로만 간주되고 있지만 산업계에도 매우 흥미로운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지난 30여년간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려는 시도는 주로 정보기술(IT)의 적용과 여러 가지 프로세스의 체계화를 통해 이뤄졌을 뿐 인적요인은 간과돼 왔기 때문이다. 인간을 배제한 채 비즈니스 최적화를 이루려 했지만 비즈니스 프로세스 내에서는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의사소통이 즉흥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소셜 기술을 통해 최적화할 수 있다면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혁신이 가능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혁신이라고 하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뤄지는 급격한 혁신, 단절적인 혁신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과학자들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거나 발명함으로 인해 세상이 뒤바뀌는 혁신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참여해서 이루는 지속적인 혁신, 점진적인 혁신도 있다. 사람들은 모두 마음 속에 아이디어와 통찰력 또는 각자에게 생각하도록 자극하는 다른 아이디어들을 갖고 있으며 이 아이디어들은 사람들 사이에 공유될 수 있다. 이처럼 소셜 관계를 통해 아이디어가 공유돼 확산될 때 서서히 변화가 일어난다. 이를 지속적 혁신이라고 한다.

⑤ 이 같은 기술의 융합 및 확산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 즉 소셜 활동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어나 서로 조율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이 같은 점진적 방식으로 혁신적 잠재력을 끌어 모은다. 이같은 소셜기술과 정보를 상황에 맞게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바일기기, 깊은 통찰력을 끌어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빅 데이터 및 분석 기술, 이 모든 활동들을 많은 참여자들을 끌어 모아 낮은 비용으로 조정하고 조직화하게 해주는 클라우드 기술. 하이츠먼 이사는 이 같은 기술들을 집합적으로 총체화하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생산성을 가진 완전히 새로운 경제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권성희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