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인터넷 결합상품 사용 중이시죠? SK텔레콤 인터넷 결합상품으로 옮기면 더 많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거든요.”
 
지난달 직장인 이모씨는 SK텔레콤 고객센터로부터 이 같은 안내 전화를 받았다. 이씨는 현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과 IPTV 인터넷전화의 결합 상품을 사용 중이다. 3년 약정 중 1년 5개월쯤 지났는데, 같은 계열사인 SK텔레콤으로의 이동 가입을 권유 받은 것이다. 고객센터 안내원은 SK브로드밴드에 지불해야 할 20만원 가량의 위약금을 이에 상응하는 액수의 상품권으로 보상하겠다는 '달콤한 제안'도 함께 건넸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한 식구끼리 결합상품을 두고 가입자 뺏기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뭘까.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 “SKB->SKT 인터넷 이동하세요”…왜? 
 
사실 확인을 위해 기자가 직접 SKT 고객센터에 상담을 요청했다. 인터넷 결합상품 관련 문의라고 운을 떼자 고객센터 안내 직원은 “SKT인터넷과 집전화 등은 'SKT 재판매 부서'가 담당하고 있다”며 연결해준다. 연결된 상담사는 가입 권유 전화를 받았다는 첫마디에 친절한 안내를 쏟아낸다. 그러나 “같은 회사인데 뭐가 다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리송한 답변을 늘어놓는다.
“SKT는 가족 중 세 명이 휴대폰을 사용 중이면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거든요. 집전화도 한달 무료로 제공하니까 SKT 상품을 이용하면 할인 혜택이 더 커지죠. 그런데 고객님 두 회사는 계열사지만 법인이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인터넷 망은 동일 상품이 맞는데 결합 상품 구성 자체를 다르게 묶은 겁니다. SKT와 SKB 인터넷은 다른 결합 상품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위약금 대납은 어떨까. 상담사는 “SKT 고객센터는 정보 전달 차원에서 고객에게 안내 전화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위약금 대납 제안을 받았다고 운을 떼자 상담사는 “ SKT 가입자가 114번호로 안내 전화를 받았다면 이는 외부 TM이 아닌 SKT의 일반 고객센터에서 안내 전화를 건 것이 맞다”며 “위약금 등 보상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판매점이나 TM영업센터를 통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위약금 보상은 액수에 상응하는 상품권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 상담사는 “판매점에서 시행하는 영업정책이긴 하지만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SKT에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기자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본사 측은 다르게 설명한다. SKT 관계자는 “판매점에서 별개로 행해지는 영업 활동이기 때문에 SKT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SK텔레콤에서 SK브로드밴드와 가입자 경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며 “영업 활동의 주체가 SKT가 아니며 이를 계열사간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어 판매점은 독자적인 사업자로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SKT가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하지만 이씨의 경우처럼 상당수의 고객이 SKT 고객센터로부터 안내 전화를 받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판매점의 영업활동은 별개라는 본사측의 설명은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SKT 관계자는 “SKT 재판매 부서에서 걸려오는 고객 안내 전화는 011-200-1500 번으로 뜨게 돼있다"며 "114로 걸려온 전화는 판매점 측에서 번호 조작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인했다.

문제는 이 같은 출혈경쟁이 지속된다면 SKT로서는 그야말로 ‘제살 깎아먹기’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확보한 같은 계열사의 가입자를 뺏는데 위약금 대납 등에 애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판매점이 회선 하나를 유치할 때마다 수수료 명목으로 마케팅비를 지원 받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SKT가 관여할 수 없다"며 "위의 사례는 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