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미국 재정절벽을 막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지난해 12월31일 도출한 합의안이 지난 1일과 2일 미 상·하원을 통과했다.
합의안의 주요내용은 ▲연소득 40만달러(부부합산 45만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현행 최고 35%에서 39.6%로 인상 ▲자본·배당소득세 기존 15%에서 20%로 인상 ▲500만달러 초과 상속자산에 대한 세율 35%에서 40%로 인상 ▲장기실업수당 지급 1년 연장 ▲정부 재정지출 자동 삭감 2개월 유예 등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정부는 향후 10년간 6000억달러 정도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악재소멸…안도랠리 지속
미 의회가 재정절벽 합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코스피는 새해 첫 거래일에 34.05포인트(1.71%)나 오르는 등 그동안 심리적·기술적 저항선 역할을 했던 2000선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증시는 불안요인이 사라진 만큼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위험 완화와 함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돼 추가적인 안도랠리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부분적 합의에 그쳤지만 재정절벽 리스크 해소와 미국 정치권에 대한 신뢰 개선 측면에서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합의 실패를 우려해 대기하던 투자자들의 매수세와 재정절벽 우려로 과도하게 국채에 쏠렸던 자금 중 일부가 증시로 유입되면서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세적인 상승세를 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당면한 최대 리스크 요인이 완화됨에 따라 장미빛 전망이 힘을 받아 추가적인 상승시도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통과된 합의안이 포괄적 빅딜이 아닌 스몰딜 수준의 타결이라는 한계에도 V자형 회복이 충분히 진행됐고 향후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은 추세적 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실적도 추세적 상승에 찬물을 뿌릴 수 있다. 임 연구원은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더라도 기업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어닝시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다수 종목의 4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아 탄력적인 상승을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안 타결 소식에 코스피지수가 새해 첫 거래일 34.05포인트(1.71%) 급등하여 2031.10을 기록했다.
사진_뉴스1 송원영 기자
◆2월, 증시는 살얼음판(?)
전문가들은 세율 조정에 대한 합의로 고비를 넘긴 만큼 이번달은 증시가 상대적으로 편안한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지만 재정지출 축소 및 정부부채한도 확대 합의 시한이 다가오는 다음달은 불안한 측면이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남아있는 재정지출 축소 및 정부부채한도 확대에 대한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지난 연말 경험한 것처럼 시한이 다가오는 2월 중순 이후 불안감이 증가할 수 있다"며 "합의가 시한 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또는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지출 축소와 관련해 미 공화당은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연금 등 의무적 지출 항목에서 대규모 삭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해당지출이 대부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삭감에 반대하고 있다. 또 미국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부채한도를 모두 소진했으며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국내 증시는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에 휩싸일 수도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지난 연말 언급했듯이 미국정부의 부채는 이미 한도에 도달해 국채 발행으로 더 이상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다"며 "미 의회가 채무한도를 늘리는 합의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2월 말이나 3월 초에 지난 2011년과 같은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8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바 있다. 국내 증시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에서도 부채한도 확대 협상 등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난 2일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절벽 사태를 막기 위한 협상에서 승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번 협상과정에서 공화당 측에 많은 적을 만들었다"며 "이는 국가부채한도 상향 등을 비롯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에 큰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재정절벽 합의 이후 부채한도 확대 협상에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 정치권이 어느 정도 진통을 겪더라도 결국은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협상과정에서 굴곡이 있을 수도 있지만 부자증세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며 "정부지출 삭감과 채무한도 증액 협상은 3월 이전에 타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협상은 지난 2011년 7월 말 정부부채 한도 증액 협상과 달리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을 통해 절충점을 찾는 협상력을 발휘했고 오바마 행정부가 부자증세와 관련해 승리를 거둠으로써 사회보장성 정부지출 삭감과 관련해 융통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연방정부 채무한도 인상은 타협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두가지 사안이 일괄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자증세와 급여세 인상 등으로 인해 경기회복 여력이 저하될 것인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번 협상안으로 재정절벽의 충격 가능성은 해소됐지만 올해 미국 가계는 세금 인상에 직면하게 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급여세 감면 종료와 고소득층 증세 등으로 올해 미국정부의 세금은 2060억달러가량 증가하며 이로 인해 미국의 실질GDP(국내총생산)는 1.2%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미 정치권이 남은 재정이슈 문제를 타결한다면 미국경제의 회복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고용과 소비의 선순환적 회복, 가계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부채축소 부담 완화, 상업은행의 대출 확대 가능성 등이 올해 미국 소비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정절벽 불안 해소로 기업과 가계의 경기 기대심리를 개선시킴으로써 고용과 투자의 확대를 유발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