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역축제는 1년에 과연 몇회나 열릴까? 무려 1000회가 넘는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선 매년 어마어마한 횟수의 축제가 열리지만 정작 어떤 축제가 열리는지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지역축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 크지 않다.
헤드헌터에서 지역축제전문가로 '방향전환'한 월간 <참살이>의 김지영 대표(44). 그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몇 안되는 지역축제전문가로 꼽힌다. 남성 위주의 축제전문가 사이에서 '홍일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_류승희 기자
축제전문 월간지 <참살이>를 펴내는 일이 주업무지만 김 대표는 현재 강원도내 모든 축제를 평가하는 강원도청 축제분야 평가위원에서부터 파주, 강화, 부천, 연천 등지의 축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때 한국관광공사가 펴낸 책 <전문가가 추천하는 가볼만한 축제>의 집필과정에 참여했고 서울시교육청의 자문위원으로도 활약했다.
"우리나라 지역 축제 중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관심이나 정부차원의 지원이 부족해 '소수만을 위한 축제'로 전락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매번 월간지를 펴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전국의 축제행사는 어림잡아 42개. 이것도 최대 3년까지만 지원되고 그 이후에는 다시 심사를 거쳐 재평가를 받아야만 중앙정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각 지역축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커 가는데 있어 걸림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실이다. 그나마 정부가 지원해주는 축제마저도 지역민이나 관광객의 참여가 저조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경우도 한둘이 아니라고.
"다들 잘 모르겠지만 '이순신 축제'만 전국에 9개가 있어요. 나머지 8개는 있는 둥 없는 둥하는 축제로 전락했죠. 그나마 '통영한산대첩축제'만 근근이 버티는 정돕니다. 예산도 예산이지만 지역축제의 콘텐츠가 체험형·참여형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한국 지역축제의 성장을 쥐고 있는 열쇠는 '차별화된 콘텐츠'라는 게 김 대표의 '축제관'이다. 그는 매년 4월 말 열리는 경북 문경시 주관의 '문경전통찻사발축제'에서 행사 콘텐츠를 기획·총괄하고 있다. 문경세제 드라마 세트장에서 열린 지난해 행사에서도 그는 서울로부터 '공수한' 배우들을 황진이와 각설이로 분장시킨 '사극 퍼포먼스'를 펼쳐 관람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전통적인 가치가 있고 현세대에 의미가 있는 지역 축제라면 그는 경기도든 제주도든 지역색과 거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자동차로 한달에 5000km를 내달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평범한 헤드헌터로 근무하다 '사람들에게 이벤트를 해주고 싶어' 축제전문 월간지를 발간하게 됐다는 김 대표. '잘 먹고 잘 살자'는 의미를 가진 순우리말 '참살이'를 통해 대한민국 축제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꿔보겠다는 게 그의 작지만 다부진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