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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00세시대' 최대 장수리스크는 질환과 빈곤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은 '9988'이란 말이 널리 퍼질 정도로 누구나 질병 없는 활기찬 노후를 희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년 의료비는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간다. 특히 노인 간병은 자녀세대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리며 가정 해체를 불러오기도 한다. 더욱 암울한 것은 우리나라가 간병제도 및 문화가 미숙한 간병 후진국이라는 것. 다각도로 해법을 고민할 때가 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노년 간병기 대비를 위한 인식전환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장기간병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채 1%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상태. 김용주 보험개발원 이사는 "암 등 중대질환 위험에 비해 노년기 간병 문제는 상대적으로 인식이 낮은 점이 걸림돌"이라며 "'설마 나는 그렇게 안되겠지'라는 안이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머니위크>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 부양 실태를 비롯해 장기요양제도, 장기간병 보험, 장기요양기관 등 우리나라 노인 간병 인프라를 짚어보고 체계적인 대비방안을 모색해봤다.
집안에 환자 1명이 생기면 온가족이 생계를 도외시한 채 간병에 매달려야 하는 게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한국은 인구 1000명당 간호사수가 4.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7명)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간병이 온전히 보호자의 몫으로 떠넘겨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만약 간병해야 할 환자가 노인이라면 어떨까. 더 심각해진다. 가족들의 '병수발'로 인한 심신 피로와 경제적인 부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커진다.
요양보호가 필요한 노인이 최근 몇년 새 급격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진료비 가운데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만 2001년 17.8%에서 2008년에는 29.9%로 높아져 인구 고령화가 건강보험 재정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 됐다. 여성의 사회참여와 핵가족화로 인한 가족의 간병 및 수발 기대치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8년 7월 고령 또는 노인성질환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장기요양기관에서 신체·가사활동 지원 및 목욕, 기능 훈련, 치매 관리, 간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본격 도입됐다.
◆이용 어떻게…65세 전후 노인, 주민센터서 신청
일종의 '국가 간병제도'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지금까지 가족영역에 맡겨졌던 고령, 치매, 중풍 등의 장기간병이나 장기요양 문제를 국가와 사회가 분담하는 제도다. 수급자는 스스로 일상생활이 곤란한 65세 이상 노인과 치매, 뇌혈관성 질환,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을 가진 65세 미만자이며 신청접수는 국민보험공단 지사에 설치된 장기요양보험 운영센터나 시군구 읍·면사무소, 동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다.
장기요양신청을 하려면 우선 수급희망자는 심신상태를 조사받아 '장기요양인정점수'로 산출된 등급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1~3등급으로 판정받을 경우에만 장기요양급여 서비스의 수혜자가 된다.
장기요양급여는 크게 재가급여와 시설급여, 특별현금급여로 나뉘는데 재가급여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등 수급자의 집안에서 간병서비스를 받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시설급여는 노인의료복지시설에 수급자가 직접 입소해 신체활동지원, 심신
기능의 향상을 위한 교육을 제공받는 경우다.
노인장기급여요양보험에 필요한 재원은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와 정부, 본인부담금 등으로 마련된다. 본인부담금은 재가급여의 경우 당해 장기요양급여비용의 15%, 시설급여의 경우 당해 장기요양급여비용의 20%에 해당한다.
◆문제점은…아픈 노인, 1년마다 재심사?
노인장기급여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지 만 4년이 지난 현재 등급인정자는 전체 노인인구의 5.7%인 32만4000명에 달한다. 이중 88.3%인 28만6000명이 실제 혜택을 받고 있으며 정부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서비스 만족도는 '86.9점'으로 높게 나왔다. 하지만 치매노인에 대한 등급제외와 수혜대상자가 협소한 점, 그리고 서비스 질 저하 등 당초 제도도입 취지와는 달리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속속 노출되고 있다.
특히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인정 유효기간을 현행 1년에서 더 연장하고 등급 세분화를 통해 수혜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높다.
현행 제도에선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로 선정돼도 1년이 지나면 다시 심사를 받아 수급권을 새로 따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문조사를 비롯해 등급판정위원회의 심사 등 거의 모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셈. 그런데 장기요양보험 수급자 대부분이 몸 상태가 쉽게 호전되기 어렵고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 터라 1년마다 재심사를 받도록 하는 것은 수급자에겐 큰 불편거리라는 지적이 거세다.
이와 관련 김종두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상임이사는 "현재 1년 원칙에 예외적으로 2년까지 인정되던 유효기간을 최장 3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이 절차상 겪는 어려움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완책은…'3등급 수혜' 대신 세분화 필요
등급 세분화 역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급히 보완해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비교적 단기간에 전체 노인인구의 5.7%가 수혜자로 선정될 만큼 '안착'했지만 여전히 OECD 국가 평균 1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혜자의 비율이 이처럼 상대적으로 저조한 데에는 '3등급 체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행 장기요양보험에서는 요양인정점수가 95점 이상이면 '1등급', 75점 이상~95점 미만이면 '2등급', 55점 이상~75점 미만이면 '3등급'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1~3등급에 들지 못하면 그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다. 등급판정을 위한 방문조사 시 3등급 안에 들기 위해 요양 대상자의 상태를 허위로 진술하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3등급에 진입하지 못해도 일정수준의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면서 "등급 내에 들기 위한 최저점수를 55점 이하로 낮춰 요양 대상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등급도 세분화해 차등적인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 노인 10명중 4명 "간병제도 몰라요"
고령화 사회에 따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확대가 시급하지만 정작 수급자격이 있는 노인 10명중 4명은 이 제도 자체를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논문 '중·고령자들의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인지여부와 노후준비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미만 중·고령자의 경우 약 60%만이 이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제도의 인지여부와 연관된 요인들로는 학력, 경제활동, 소득을 들 수 있는데 경제활동을 하고 있거나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논문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노후준비가 절실한 저학력층, 비경제활동계층, 저소득계층이 상대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잘 모른다"고 분석했다.
신혜리 연세대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은 "정책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계층이 오히려 잘 몰라 정책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게 주요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교육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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