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수출실적 반비례… FTA 수혜주 '발효 3개월 전·후' 주목
 
지난 3월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1주년이 됐다. 한미 FTA는 글로벌 경제불황 속에서도 대미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한미 FTA 발효 1주년을 맞아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2월 한미 FTA로 관세가 인하된 수혜품목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4.6% 증가했지만 비수혜품목 수출은 2.9% 감소했다. 특히 일본은 해당품목의 수출증가율이 13%, 대만은 8.5% 등으로 경쟁국과 비교해도 FTA 수혜품목의 수출 성과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특별한 경제이슈가 나타나게 되면 가장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증권시장이다. 특히 FTA는 시장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좋은 재료다. 이 때문에 한미 FTA 협의가 진행될 때부터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들은 수혜주 찾기에 혈안이 됐다.

한미 FTA가 발효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과연 수혜주로 지목됐던 종목을 사들였다면 정말 돈이 됐을까.


 
재미 못 본 FTA 수혜주

한미 FTA의 대미 수출효과는 무역협회의 자료로서 충분히 입증됐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수혜주로 지목됐던 종목들의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미 FTA의 최대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차다.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 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102억1564만달러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그러나 주가는 실적과 반대로 움직였다. 한미 FTA 발효일인 지난해 3월15일 22만8000원이었던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3월14일 현재 21만2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02% 하락했다. 기아차는 14일 현재 5만31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27.06%나 하락했다.

한미 FTA 발효로 미국 공작기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일본과 대만업체를 제치고 미국 공작기계시장 3위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역시 주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목표와 반대로 움직였다. 발효일 대비 현재 주가는 34.48%나 하락했다. 항공업계도 주가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한항공(-23.74%)과 아시아나항공(-24.02%) 모두 20%가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모든 수혜주의 주가가 빠진 것은 아니다. 자동차부품주들은 비교적 주가상승을 맛봤다. 한라공조(15.70%), 현대위아(12.27%), 현대모비스(1.52%) 등의 주가가 1년 전에 비해 상승했다. 만도는 1년 전에 비해 주가가 하락했지만 비교적 선방(-3.20%)했다.

한미 FTA보다 전에 발효된 한EU FTA 수혜주들 역시 주가수익률이 좋지 못하다. BMW와 MINI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도이치모터스는 최대수혜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3월14일 현재 주가는 2011년 7월1일 대비 45.76% 하락했다. 자동차부품주들도 대부분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수혜여부보다 현 상황이 중요

이처럼 한미 FTA 수혜주로 지목된 종목들이 주가에서 수혜를 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1년간 글로벌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는 지금 당장의 상황이 중요하다"며 "한미 FTA의 효과가 없었다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실적, 최근의 글로벌 경기상황이 주가에 더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엔화약세, 원화강세 효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악화됐다는 점도 FTA 수혜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한 이유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FTA 수혜주들은 결국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인데, FTA의 관세효과로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엔저현상이 덮어버렸다"며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엔저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주가하락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발효 3개월 전 ↑, 3개월 후 ↓

정부는 한EU·한미 FTA를 넘어 이제는 중국 및 일본과의 FTA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중일 FTA 1차 협상이 26일 진행될 예정이며, 한중 FTA 5차 협상도 곧 진행된다.

이처럼 중국·일본과의 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수혜주 찾기가 조심스럽게 시작됐다. 수혜주라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한EU·한미 FTA 수혜주 수익률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좀 짧게 본다면 FTA 수혜주들의 투자시점을 잡을 수 있다.

한미 FTA의 대표적 수혜주 13종목의 발효일(2012년 3월15일) 기준 전후 3개월의 주가등락률을 보면, 발효 3개월 후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6.94%로 나타났다. 반면 발효 3개월 전부터 발효일까지의 주가등락률은 12.32% 상승했다.

이는 한EU FTA에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한EU FTA 대표적 수혜주 14종목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발효된 2011년 7월1일을 기준으로 3개월 전 대비 4.88% 상승했다. 그러나 발효 3개월 후인 2011년 10월1일의 평균주가는 18.88% 하락했다. 결국 증시의 유명한 격언처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주가등락률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FTA 발효 전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의 주가변동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봐야 하는데 단기간만으로 기업실적 등 다른 이슈 등이 주가에 반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중 FTA 수혜주로도 역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주가 꼽히고 있다. 중국에서 내수경제를 활성화한다면 자동차가 그만큼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화학, 기계, 섬유산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FTA 협상에서부터 실제 발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실질적인 수혜주를 꼽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즉 지금부터 한중 FTA 수혜주 찾기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FTA 수혜주는 주로 수출주들로 한미·한EU FTA 수혜주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수혜여부보다는 글로벌, 특히 중국의 경제상황이 중요한 만큼 이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FTA는 주로 대형주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라고 지적한 뒤 "최근의 화두는 중소형주인데 FTA는 이들에게 큰 의미를 주는 이벤트가 아니다"며 시장을 좇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